인사이드 스토리

세계 명품 4년간 매출 증가율 男 55%로 女 37% 압도
프라다, 연내 롯데·신세계百에 국내 첫 남성 전용 매장 열기로
크리스찬디올, 청담동 명품거리에 세계 최대 남성용 매장 2015년 완공

프라다는 연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남성 전용 매장 ‘프라다 맨’을 연다. 남성용 제품만 파는 프라다 매장이 국내에 생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다 본사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남성 매장을 3년 안에 50개 늘려 현재 연 8억유로(약 1조716억원) 수준인 남성 부문 매출을 15억유로(약 2조93억원)로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내년 완공 목표로 건물을 짓고 있는 크리스찬디올은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 매장을 들여놓을 예정이다. 인테리어 소품부터 마감재까지 모든 소재를 건축업계에서 회자될 정도의 최고급으로 쓰고 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명품 시장 권력이동

화려한 가방과 구두로 여성을 유혹하던 명품 브랜드들이 남성 소비자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명품 소비가 급증하며 새로운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에서 남성은 40%, 여성은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남성 시장의 성장률에 주목한다. 4년 전에 비해 남성의 소비액은 55% 급증해 여성의 증가율(37%)을 압도했다. 특히 가죽 제품군에서 1995년 10%에 불과했던 남성 비중이 작년에는 35%까지 올라오는 등 남성이 소비하는 명품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올 들어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전년 대비 매출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남성 명품이 밀집한 4층(30%)이었다. 현대백화점에서 평균 300만원이 넘는 수입 정장의 매출 증가율은 59.2%에 달한 반면, 100만원 안팎인 고가 국산 정장은 7.1%에 그쳤다. 명품 시계와 남성 구두 매출도 각각 28.7%, 19.7% 늘어 불황 속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백화점 성장 이끄는 ‘남자 명품’
월스트리트저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남녀의 명품 소비 행태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잇 백(it bag·최신 유행 핸드백)’에 열광하던 여성들은 명품 구매를 줄이고 중저가 의류와 명품을 섞어 입기 시작했다. 반면 남자들은 경기가 조금씩 풀리자 과거엔 눈길을 주지 않던 고급 명품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이세탄 멘즈, 프랑스의 라파예트 옴므 같은 남성 명품관이 성업 중이다. 한국에선 2011년 신세계 강남점에 남성 전문관이 처음 생긴 이후 백화점들의 남성관 경쟁에 불이 붙었다. 롯데는 2012년 본점에, 현대는 지난해 무역센터점에 남성관을 만들었다. 신세계는 지난달 본점 7층에 남성 전문관을 추가한 데 이어 이달 말 6층에도 남성 명품관을 열기 위해 공사 중이다.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등이 2년 전쯤부터 백화점 남성관을 통해 남성 매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프라다, 발렌티노, 몽클레어 등 다양한 브랜드가 합류했다. 패션컨설팅업체 MPI의 최현호 대표는 “한국 남성의 명품 소비는 소수 부유층에서 일반 직장인까지, 몇몇 잡화에서 의류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를 선점하려는 해외 명품의 공략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심(男心) 잡기 나선 명품 공룡들

최근 실적이 주춤해진 글로벌 명품업체들은 새 성장동력을 남성에서 찾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과 케어링그룹은 각각 소속 남성복 브랜드 벨루티와 브리오니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마이클코어스도 현재 연 1억5000만달러(약 1554억원)인 남성 사업 매출을 10억달러(약 1조357억원)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버버리는 남성 잡화 매출 증가율이 20%로 여성 잡화보다 두 배 높다고 설명했다. 코치는 2010년 1억달러(약 10376억원)였던 남성 부문 매출이 올해 7억달러(약 725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해외 패션 브랜드의 한국지사장은 “국내에서 ‘루이비통’ ‘샤넬’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 중심의 전통 명품은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며 “남성 명품은 이제 태동 단계라 앞으로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한국 남자들은 술이나 자동차 외에는 딱히 돈 쓸 데가 없었다”며 “그들이 이제 명품의 매력에 눈을 뜨고 있다”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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