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틀간 IS 반군 무기창고 등 폭격
英 "민간인 대량 학살땐 공습에 동참"
美·터키 석유기업들 직원 철수 잇따라
미국이 지난 주말 이틀 연속 이라크의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반군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공습이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습 직후 개장된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라크 공습이라는 악재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완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더 큰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공습이 ‘중동전쟁’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군의 세력확장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를 비롯해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 공습 장기화 가능성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오전 공습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개입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수주 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며, 앞으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투병을 다시 이라크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투병 파병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습이 길어질 수 있다고 한 것은 공습만으로 반군을 진압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이라크 내전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통합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IS에 포위돼 산악지역에 고립돼 있는 4만여명의 야지디족(이라크 소수종파)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누리 알 말리키 현 이라크 정권(시아파 정권) 측에 수니파, 쿠르드족 등과 권력을 분점하라고 요구해왔다. 말리키 정권이 이를 거부하자 수니파가 항의하면서 내전으로 번졌다. 백악관은 말리키 총리가 통합정부를 출범시킬 능력이 없다고 보고 물밑에서 총리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말리키 총리가 3연임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또다시 통합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개입이 사태해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라크 정부가 여러 종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게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표”라고 강조했다.

◆오일업체 일부 철수
미 국방부는 이날 “전날 세 차례에 걸쳐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날에도 반군의 무기차량 등을 네 차례 폭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한 관리는 “수일 내에 반군이 아르빌로 진격하는 것은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군의 세력이 쉽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보소식통을 인용, “예멘과 아프리카의 알카에다 분파 세력들이 IS에 합류하고 있다”며 반군이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군의 공습만으로 역사상 가장 돈이 많고 강력한 테러단체를 진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도 민간인 대량학살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공습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이라크 북부 지역의 유전지대는 반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자치정부 자원부는 이날 “적들이 아직 원유광구를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곳 석유생산은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 시장으로 정상적으로 운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을 철수시키고 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미 오일회사 셰브런에 이어 터키의 제널에너지는 필수인원을 제외한 보조인력을 철수시켰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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