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 등
의전서열 10위내 8명이 부산·경남 출신

전국서 인구유입…한국의 '지역 용광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등 野 지도부도 PK

대한민국은 지금 ‘신(新)PK(부산·경남) 전성시대’다. 부산 출신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전서열 7위)가 지난 14일 집권여당의 향후 2년을 이끌어 갈 수장으로 뽑히면서 국가 의전서열 10위권 중 8명이 PK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박근혜 정부 들어 PK 인사들이 당·정·청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면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이 오히려 소외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PK가 당·정·청 장악

현재 대통령을 제외한 국가 3부요인(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이 모두 PK 출신이다. 의전서열 2위 정의화 국회의장은 부산 중·동구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의전서열 9위인 4선 정갑윤 국회부의장도 울산 출신이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 여당 최고위원에 선출된 김태호 의원도 경남 거창이 고향이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각각 경남 거제, 경남 창녕 출신이다.

야당 역시 PK 정치인이 강세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전서열 8위)와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모두 부산 출신이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경남 창녕 출신의 대표적인 PK 정치인이다.

행정부와 사법부, 사정 기관도 PK 출신이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다. 사법부 수장이자 의전서열 3위인 양승태 대법원장과 4위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부산 출신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유임이 결정된 의전서열 5위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경남 하동 출신이다. 10위인 황찬현 감사원장은 경남 마산이 고향이다.

◆PK의 정치적 DNA는

PK 인사들이 약진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선 PK의 정치적 DNA가 같은 영남에서도 TK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구분포 및 지리적 이유로 PK가 영남 내 새로운 정치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부산·경남 지역은 6·25전쟁 당시 이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들어 타 지역 출신 비중이 영남 지역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부산 내 호남 인구는 약 15%로 호남 향우회도 활발하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이른바 보수적 지역구도가 형성된 TK와 달리 PK는 부마사태를 중심으로 박정희 정부의 유신체제에 대항했던 ‘야도(野道)’로 분류돼왔다. 민주화 투쟁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배출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 같은 PK 정치인의 DNA는 야권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 정권과 손을 잡고 대권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호남은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공동대표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광주도 6·4지방선거에서 안 대표와 정치활동을 함께 한 윤장현 시장을 압도적 표차로 당선시켰다.

이런 정치적 상황은 PK지역이 다양하고 이념적으로 폭넓은 정치인과 인재를 배출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규의 한신대 초빙교수는 “새정치연합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은 대선에서 상대 후보에 맞설 만한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노무현, 문재인 같은 PK 출신 후보가 그만큼 표의 확장력이 높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견해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PK 출신 중진 의원은 “지금 정국은 PK에 대한 국민적 기대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우연의 일치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며 “PK가 상대적으로 인구도 많고 정치적 다양성이 풍부해 예전부터 정치적 자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은정진/이호기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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