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느는데 분양물량 달려…계약자 80%가 삼성·대우 직원
2014년 청약경쟁률 최고 78대 1

외국인 임대료 월200만원 넘어
“조선업 경기는 별로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여긴 아파트를 사려고 해도 집이 없어 못 살 정도로 주택 공급이 부족합니다.”(오세종 거제사곡지역주택조합 관리부장)

경남 거제시의 주택 분양시장이 대형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활기를 띠고 있다. 조선업체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근로자, 선주·엔지니어·기술사 등 종사자 수가 불었으나 아파트 공급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내놓으면 ‘완판’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에 들어설 ‘거제 경남아너스빌’은 최근 홍보관을 열고 2년 만에 재분양에 나섰다. 홍보관 개장 1주일도 안 돼 남아 있던 일반분양 174가구(전용 59~94㎡) 대부분을 팔아치웠다. 이 단지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1030가구 규모다. 당초 2012년 STX건설이 303가구를 일반분양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STX건설의 법정관리로 지난해 시공사가 경남기업으로 교체됐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조합원 물량(724가구)을 포함해 거의 1000가구가 계약을 마쳐 사실상 다 팔린 셈”이라며 “삼성중공업 조선소와 가까워 계약자의 80% 정도가 삼성 및 관계사 직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가 거제 옥포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옥포’도 모든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13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해당 지역에서만 총 6263명이 몰려 평균 47.0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일대는 대우해양조선 종사자의 배후 주거지다.

작년 12월 유림E&C가 분양한 주상복합 ‘거제 장평 유림노르웨이숲’도 일반분양 346가구 모집에 평균 23.19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끝냈다.

황영천 거제사곡지역주택 조합장은 “삼성중공업 근로자가 3만5000명(협력사 포함)이고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규모”라며 “거제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데다 전국에서 소비 수준이 상위 2~3위에 드는 지역이어서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임대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도 신규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규 분양이 722가구(부동산114 기준)에 그치는 등 그동안 주택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최근 입주를 마친 사곡동 ‘영진 자이온’에 웃돈(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붙은 것도 공급이 적어서다. 2008년 입주한 수월동 ‘거제자이’ 전용 84㎡는 2010년 2억9500만원에서 올 6월 3억5500만원까지 뛰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거제에서 사업승인을 받는 아파트 규모를 5000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인구 증가하는 조선·해양 도시

지난해 거제시 인구는 24만2000여명(9만3500여가구)이다. 최근 5년간 인구는 3.6%, 가구 수는 11%가량 증가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조선·해운업계 종사자까지 감안하면 실제 인구는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도 지난해 처음 1만명을 넘어섰다. 거제에선 외국인 대상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200만~250만원이다.

장사도 한산도 등을 둘러보기 위해 거제를 찾는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이 개통된 데 이어 거마대교(거제~마산), 거제~통영 고속도로 연장이 계획돼 있는 등 광역교통망도 지속적으로 확충되는 상황이다. 2020년까지 중부내륙 방면 고속철도(KTX)의 종착역인 거제 사곡역도 신설될 예정이다.

거제=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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