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팀, 정부 규제로 한때 0, 이제 2개…"3개는 있어야"
제3구단 위해 진입장벽 완화…특혜시비 등 과제도 남아
서울을 연고로 하는 제2 프로축구단이 공식 출범했다. 서울시는 1일 이랜드프로축구단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서울 연고 축구단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FC서울(GS스포츠단)과 이랜드프로축구단 두 곳으로 늘었다. 프로야구·배구·농구에 이어 프로축구까지 서울 연고 복수팀 시대가 다시 열린 것. 1996년 정부의 강압적인 ‘서울 연고 공동화(空洞化) 정책’으로 한때 프로축구 불모지로 전락했던 수도 서울이 다시 축구의 중심지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정부 규제로 축구 불모지된 서울

박상균 이랜드프로축구단 대표(왼쪽)와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서울 연고 협약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의 창단은 오래전부터 축구계의 숙원사업이었다. 1014만명(2014년 1월 말 현재)이 거주하는 서울에 프로축구단이 ‘FC서울’ 한 개밖에 없는 현실은 한국 축구의 발전에 한계로 작용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된 서울에 프로축구단이 세 개는 있어야 한다”며 “잠실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이 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정 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하면서 프로축구단 창단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랜드가 프로축구단 창단 의사를 밝혔고 이달 초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의향을 전한 이랜드는 지난달 14일 창단을 발표했다.

오제성 서울시 체육진흥과장은 “2013 동아시아 축구대회 때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의 잔디를 포함한 전반적인 시설을 보수했기 때문에 현 시설로 연간 약 20회의 프로 경기를 여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 연고팀 3→0→1→2개로

1995년까지 서울을 연고로 한 축구단은 일화 천마(현 성남FC), LG 치타스(현 FC서울), 유공 코끼리(현 제주 유나이티드) 등 3개였다. 하지만 정부가 2002년 월드컵 유치 활동과 맞물려 지방 축구 활성화를 내세우며 3개 프로축구단의 연고지를 강제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켰다. 유공 코끼리는 부천, 일화 천마는 천안, LG 치타스는 안양으로 옮겼다.
당시 서울 인구는 1041만여명, 연고지 이전을 한 안양(59만여명), 부천(79만여명), 천안(35만여명)의 인구는 다 합쳐도 173만여명이었다. 한 프로축구단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볼 때 연고지는 더 큰 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를 뒤집은 조치였다”며 “정부의 규제로 경쟁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최대 시장 서울을 무혈 점령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99년 K리그에 다시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LG 치타스가 2004년 FC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입성했다.

○특혜 시비 등 과제

제3, 제4 서울 연고 축구단이 탄생하기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서울지역 새 구단 창단 활성화를 목표로 창단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축구발전기금(25억원) 납부 조건을 없애고 대신 가입비(5억원)와 연회비(5000만원)를 받는 쪽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FC서울은 연고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경기장 건설 분담금 50억원을 지급했고 프로축구발전기금 25억원도 냈다.

진입장벽이 낮은 상태에서 창단한 이랜드는 사실상 서울팀으로 무혈 입성한 셈이다. 이랜드는 40억원을 부담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트랙 주변에 3만석을 증축하는 등 개·보수할 계획이다. 대신 운영·관리권을 가져가 광고 등 모든 수익을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특혜시비가 일 수 있어 서울시와의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가 1992년 당시 기독교선교축구단인 임마누엘을 인수해 ‘이랜드 푸마’라는 이름으로 축구단을 운영하다가 1998년 갑자기 해체를 선언했던 것도 걸림돌이다. 축구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만수/강경민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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