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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위즈돔, 누구나 강연하고 들을 수 있는 '이색 플랫폼'

입력 2014-03-18 09:27 수정 2014-03-18 09:27

[ 김효진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함께하는 점심은 해마다 경매에 붙여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점심식사 값은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식사를 하면서 듣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조언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방증이다.

한상엽 위즈돔 대표이사(사진·31) 또한 지혜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이러한 기회에 큰 값어치를 매겼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풀어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지혜를 나눌 수 있는 만남에는 비용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게 두 가지 핵심 가치다.

위즈돔에는 유명 인사들의 강의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한 대표는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의 강연을 누가 듣겠느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 만큼 인맥(人脈)을 사회 생활의 중요한 키워드로 잘 읽어냈다는 자신감이 있다.

◆ 누구나 강연하고 들을 수 있는 '이색 플랫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보세요. 성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은 모두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70~80%가 이미 아는 사람이죠. 다만 교육 수준이나 노출된 환경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될 수 있어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진짜 정보를 얻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데 말이에요. 위즈돔은 이러한 '관계를 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위즈돔은 일반적인 강연 플랫폼과는 매우 다르다. 누구나 강연자(위즈도머)로 등록할 수 있고, 누구나 원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대규모 강의보다는 평균 7명이 모여 함께 소통한다. 위즈돔은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위즈돔은 2012년 3월 첫 출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명인사의 일방적인 강의 대신 일반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기존에는 없었다.

실제 위즈돔에는 '고군분투 외국계 회사 입성기', '게스트룸 운영하기 A부터 Z까지 노하우 전수', '루브르를 1000번 간 남자' 등 다양한 강의가 개설돼 있다. 한 대표가 위즈돔 사무실에 초대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10차 앵콜'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군가는 '유명인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돈 내고 듣겠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현재 위즈돔 '사람 도서관'에 아카이빙(기록·저장)된 강연자는 750명에 달한다. 자발적으로 생기는 만남이 월 평균 130~150건이다. 지난 2년 간 총 2250건 만남이 이뤄졌고, 2만4000여명이 참여했다.

◆ "사람이 곧 답이다"

한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성공을 자신했다. 그가 위즈돔을 이끌기 전까지 했던 수 많은 경험이 이 곳에서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대입에서 재수한 끝에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돈 버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더라고요. 대학 2학년 때 '뭉크'라는 회사를 차리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미술학도들이 그린 웹툰을 소싱해 포털 사이트 블로그나 웹툰북으로 만들어 돈도 제법 벌었죠. 그런데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한 대표는 '사업을 왜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이라는 책을 읽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2006년 당시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포털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검색 결과가 없을 정도로 전무한 일이였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사회적기업 대학생 동아리인 '넥스터스'를 설립하고, 연구에 몰입했다. 당시 세웠던 세 가지 목표 중 두 가지는 먼저 이뤘다. '아름다운 거짓말'이란 연구 결과물과 '소시지팩토리'란 컨퍼런스를 주최한 것이다. 그 때 정한 마지막 목표가 위즈돔 같은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직접 증명하는 일이었다.

"대기업이 살아남은 비법을 알아보려고 1년 4개월 간 회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대기업에도 시스템은 거의 없더라고요. 히스토리와 경험을 간직한 사람이 회사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결국 찾은 답은 사람이었던 거죠"

◆ 마을버스 아저씨가 위즈돔을 찾는다면?

한 대표는 뜻한 바를 이루면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위즈돔은 서비스를 제공한 지 1년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위즈돔은 강연신청 비용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강연에 참가하는 1인당 평균 비용은 1만7000원~1만8000원 선이다.

올해에는 위즈돔의 지방 진출이 목표다. 현재 전체 이용자의 15%가 지방 사람들로, 이들의 기회 비용을 줄이자는 게 목적이다. 또 시·군의 면 단위 마을까지 침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이 해법을 제시해 줄 수도 있는 것이죠. 그렇게 숨어 있는 사람, 사람 책을 발견하는 작업을 계속 할 겁니다"

위즈돔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에는 중·고등학교에서도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 직업인의 멘토링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대단위 컨퍼런스도 준비 중이다.

다만 한 대표가 세운 성공지표는 따로 있다. "가끔씩 의문이 듭니다. 마을버스 아저씨가 위즈돔에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과연 마을버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러 올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삶의 노하우를 매력적으로 전달하고, 또 배울 수 있도록 가치있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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