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0년 김윤서 씨의 하루

2020년 2월 초. 겨울이지만 김 과장은 자동차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기운을 느낀다. 김 과장이 현관문을 나선 순간 자동으로 자동차가 예열을 하고 있어서다. 김 과장이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동 운전 모드’ 버튼을 누르는 것. 목적지는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회사로 맞춰놓았다. 회사로 가는 길에 운전대를 잡을 일도 없고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도 밟을 일이 없다.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신 김 과장은 회사에서 발표할 회의 자료를 훑어본다. 30분 만에 회사 입구에 도착하자 ‘주차 모드’ 버튼을 누른 뒤 내린다. 그러면 자동차는 지하주차장에 있는 지정석까지 알아서 찾아간다.

먼 미래 일 같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 시대는 성큼 다가왔다. 사물 인터넷 기술로 무장한 정보기술(IT)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 실험에 성공한 뒤 무인 자동차(사진)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미 미국 구글 직원 12명은 매일 무인 자동차로 출퇴근한다. 집에서 고속도로까지만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실리콘밸리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자동 운전 기능인 ‘구글 쇼퍼(chauffer)’가 알아서 운전한다.
‘아직은 무인 자동차가 위험할 것 같다’며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구글은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201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구글의 무인 자동차 12대는 80만㎞ 무사고 운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한 건의 추돌사고가 있었지만 그건 사람이 운전할 때 일어난 일이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5년 안에 일반인도 무인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구글은 1차적으로 2018년을 무인차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구글이 한발 앞서 나가자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무인 자동차 개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독일 벤츠와 아우디, 일본 도요타 등이 2020년에 무인 자동차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스웨덴 볼보는 2017년에 자율 주행 기술을 채택한 차량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도 구글 글라스와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2015년형 제네시스에 넣기로 한 데 이어 구글, 아우디 등과 공동으로 스마트카를 개발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는 무인 자동차가 2020년에 8000대가 보급된 뒤 연평균 85%씩 늘어나 2035년에 954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인 자동차가 늘면 시각장애인이나 운전대 잡기가 부담스러운 여성들, 고령자들도 부담없이 운전할 수 있다. 차량이 알아서 움직여 음주운전도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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