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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국 지위 상실…日 바이어와 협상 무산
'불안심리' 확산…마트, 닭고기 판매 4% 감소

전북 고창과 부안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됨에 따라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당장 AI 청정국 지위를 잃으면서 닭·오리고기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직접적인 수출 손실액만 1000만달러가 넘고 ‘스탠드스틸(Standstil·일시 이동중지 명령)’로 인한 생산 차질과 살처분 조치에 따른 농가의 타격도 크다.

○닭·오리 수출 전면 중단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19일 “고병원성 AI 발생 사실을 국제수역사무국(OIE)에 통보함과 동시에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며 “지난 17일부터 잠정 수출 중단 조치를 실시해 닭·오리고기 수출을 모두 막아놓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2011년 10월 얻은 청정국 지위를 2년4개월 만에 다시 잃은 것이다.

이에 따라 청정국 지위를 다시 얻을 때까지 최소 5개월가량은 닭·오리 수출이 중단된다. 국내 최대 오리가공업체 코리아더커드 관계자는 “수출 협상을 위해 일본 바이어들이 방한 중인데 AI가 발생해 협상이 무산되게 생겼다”며 “거래 농장 260개 중 절반가량인 130여개가 호남지역에 있는데 스탠드스틸 발동에 따른 생산 차질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닭·오리고기 수출 물량은 2만2000t, 금액으론 4130만달러다. 업계에선 AI 확산이 멈춰 AI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고 해도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AI 지속기간이 길어지면 피해액이 2000만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계탕 등 열가공 식품의 경우 수출 제한 품목은 아니지만 일본과 대만 등 주요 수입국이 수입 중단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최대 닭 가공업체인 하림은 “정부의 지원 아래 상반기 미국 삼계탕 수출을 재개할 예정이었는데 불발로 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체 감염 가능성 적다”

소비자 사이에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시중 오리·닭 가공·유통업체도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다. 2011년 AI 발생 당시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은 평균 15%가량 줄었다. 아직 한국에서 AI의 인체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지만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18일 하루 닭고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1주일 전에 비해 4% 감소했다”며 “당장 큰 타격은 없지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AI 발생 농가와 관련된 가금류는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시중에 유통될 일이 없다”며 “설사 유통된다 해도 75도로 5분간 열처리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돼 고기 섭취로 인한 감염 위험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비비큐와 굽네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전문점에서 파는 닭고기는 165도 이상에서 고열처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AI 청정국

국제수역사무국(OIE)이 AI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정한 국가. 닭·오리 수출국 중 최근 AI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를 말한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경우 즉시 청정국 지위가 박탈되고 수출이 중단된다.

세종=고은이/강창동 유통전문/최만수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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