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체결 앞서 농업 경쟁력 제고 목적

일본 정부가 쌀값 유지를 위해 실시해온 생산량 조절 정책(겐탄·減反)을 약 50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농림수산업·지역활력창조본부'는 26일 회의를 열어 쌀 소비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고자 1970년 도입된 겐탄을 2018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겐탄에 참여하는 농가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줄여 나가기로했다.

기존에는 쌀 생산을 줄인 농가에 1천㎡당 1만5천 엔(15만6천561원)의 정액보조금을 지급했는데 내년에는 이를 7천500 엔으로 줄이고 2018년도에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농림수산상은 이런 정책을 담은 법안을 내년 정기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보조금 지급이 폐지되면 정부가 매년 주식용 쌀의 생산목표를 정해 생산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에서 농가가 시장 동향과 수요를 판단해 스스로 생산량을 결정하는 체제로 전환한다.

농림수산업·지역활력창조본부는 쌀 가격이 표준 판매가격보다 낮아질 때 지급하는 변동보조금도 내년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일본형직접지불금'을 내년부터 신설해 농지 보전 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주식용 쌀에서 가축사료용 쌀이나 쌀가루용 쌀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경작 전환 보조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1천㎡에 8만 엔 수준인데 수확량에 따라 금액을 달리하도록 구조를 바꿔 농가당 최대 10만5천 엔이 지급된다.

회의에서는 농업이 지역을 넘어 발전할 수 있게 농협의 조직이나 역할을 개혁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런 논의를 반영해 연내에 '농림수산업·지역활력창조 계획'을 정리할 예정이다.

일본이 겐탄 폐지 등 농업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에 대비해 농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보인다.

교섭 타결로 값싼 농산물이 대량 수입되기 전에 농가의 적응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농업 정책을 대폭 개혁하고 싶다"며 "구조개혁에 역행하는 정책은 모두 쓸어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TPP 교섭에서 수입품 관세의 전면 철폐를 일본에 요구하고 있으며 이른 바 '성역'인 쌀, 보리, 소·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도 유예 기간을 두고 관세를 없애라고 압박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