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3·G2 동급 성능…출시하자마자 판매 5위
'외국산폰의 무덤' 한국서 존재감 유지할 지 관심
통신사들 보조금 전쟁에 '기름 붓기' 될수도

구글의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5’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과 통신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판매된 넥서스5는 단숨에 국내 판매량 ‘톱5’에 들 만큼 인기다. 성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못지 않지만 가격(출고가)은 40만원대로 절반에 가까워서다.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너무 비싸게 팔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품’ 논란을 촉발시킨 이유다.

◆판매 첫 주말 ‘톱5’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1~22일 통신사 대리점 등 일반매장에서 팔리기 시작한 넥서스5는 판매량 기준으로 톱5에 올랐다. LG전자의 첫 곡면형 스마트폰 ‘G플렉스’, 팬택의 전략폰 ‘시크릿노트’ 등을 제치고 이룬 성과다. 초기 판매 물량이 많지 않은 레퍼런스 폰인데다 광고 등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는 평가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22일, KT는 21일부터 넥서스5 판매를 개시했다.

넥서스5는 LG전자가 제조한 구글 안드로이드 4.4 ‘킷캣’ 레퍼런스 스마트폰이다. 제조사가 대량 판매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구글이 제조사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등이 새 운영체제인 킷캣을 시험해보고 참조할 수 있도록 설계한 모델이다.

LG전자는 넥서스4에 이어 두 번째로 구글과 손잡고 넥서스5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나온 넥서스4는 올해 5월에야 국내 시장에서 판매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넥서스5는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지난달 31일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호주 일본 등 10개국에서 구글 온라인 장터인 구글플레이(play.google.com)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거품 논란 촉발

넥서스5 판매 개시로 국내 시장 스마트폰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넥서스5 스펙(기능)은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전자가 9월 내놓은 갤럭시노트3, LG전자가 8월 선보인 G2와 같은 2.3㎓ 쿼드코어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노트3가 5.7인치, G2가 5.2인치로 넥서스5보다 약간 크다. 카메라 성능도 이들 두 제품이 후면 1300만-전면 200만~210만 화소로 넥서스5보다 낫다.
기능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지만 가격 차이는 크다. 넥서스5 출고가는 16기가바이트(GB) 제품이 45만9800원, 32GB 제품이 51만9000원이다. 32GB 기준으로 갤럭시노트3(106만7000원), G2(95만4800원)와 비교하면 절반값이다. ‘반값 스마트폰’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이런 가격 차이는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G2와 넥서스5 제조사인 LG전자는 “G2에는 노크 온, 모션 콜, 스마트 링크 등 LG전자 고유의 기능(UX·사용자 경험)들이 탑재돼 있다. 배터리도 탈착식이고, 여분의 배터리도 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격은 스펙은 물론 브랜드 시장규모 통신환경 개발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고 답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넥서스5는 삼성전자 등이 판매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거품이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출고가를 높게 책정한 뒤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해 이용자마다 다른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사도록 차별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왔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는 이에 따라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추거나 제조사 보조금을 규제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산폰 성공 여부 주목

넥서스5로 국산 스마트폰이 장악한 국내 시장에서 외국산 스마트폰의 성공 가능성도 타진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넥서스5는 LG전자가 제작했으나 구글이 설계했으므로 사실상 외산폰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외국 제품의 점유율은 6.5%에 불과하다. 이 중 애플이 6.2%. 나머지 외산폰 점유율은 0.3%에 그친다. 국산폰 점유율은 93.5%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70.2%, LG전자가 14.3%, 팬택이 9%다.

보조금 경쟁을 촉발할지도 관심이다.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넥서스5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보조금을 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넥서스5가 싱글 LTE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보조금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보조금을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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