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입주자 "집값 상승에 도움"
지자체 "도시 미관 해친다"

내달 완공 예정인 대전 ‘도안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들과 대전시가 새 아파트 벽면에 새길 ‘건설사 CI(로고)’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1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대전 도안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들은 대전시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회사 로고인 ‘HDC’를 아파트 외벽에 표기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12개동, 1053가구 규모의 이 단지에서 외부 노출성이 강한 2개동 건물에 주택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그려넣고, 1개동에는 HDC라는 영문 회사 로고를 새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전시는 자체 기준인 ‘환경심의 기준’을 근거로 아파트 외벽에 건설사 로고를 붙이지 말도록 시공사 측에 요구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내 집에 건설사 로고조차 못 붙이게 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며 “더욱이 법적 근거도 애매한 ‘행정지도’를 통한 과도한 규제여서 수용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전시는 “수준 높은 도시미관 조성과 도시 통합디자인 구현을 위해 주택 벽면에 무분별하게 건설사 이름을 표기하는 것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주택 브랜드(아이파크)는 허용하지만, 건설사 이름까지 넣어서 공짜 홍보를 해줄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인·허가권자인 대전시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입주자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도안신도시에서 건설사 로고 부착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대전도시공사가 5블록에서 분양한 트리풀시티의 경우 입주 예정자들이 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나 주관 시공사인 계룡건설 대신 대우건설 문양을 외벽에 넣어달라는 민원을 내기도 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브랜드가 향후 집값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이 때문에 회사 로고 부착에 따른 갈등이 심심찮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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