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돌연변이 잘 일어나는 돼지서 독감 감염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한 중국 남부에서 AI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훨씬 더 위험한 신종플루로 변이할 위험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제임스 로이드-스미스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1998∼2010년에 홍콩의 한 도축장으로 유입된 돼지들의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에 돼지의 독감 감염률이 높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돼지는 흔히 독감 '혼합 용기'(Mixing Vessel)로 불린다.

새와 사람 등의 독감 바이러스를 체내에 받아들여 유전자 변이 등을 통해 사람 사이에 빨리 퍼지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2009∼2010년 멕시코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인구의 약 20%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H1N1형 신종플루 바이러스도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 등 10개 성에서는 지난 3월부터 가금류가 옮기는 H7N9형 AI가 퍼져 27명이 숨졌다.

지금까지는 돼지에 H7N9 바이러스가 감염된 적이 없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전염이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드-스미스 교수는 "돼지들이 도살장에 오기 전부터 농장에서 독감이 대거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과정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나타날 위험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H1N1 신종플루도 2009년 멕시코에서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보건 당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전파되고 있었다며, 이번 중국 사례 또한 각국이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달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도 중국의 AI 발병지역에 돼지가 많은 만큼 H7N9 바이러스가 돼지를 거쳐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로 변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스-스미스 교수 등은 이번 연구결과를 생물학 학술지 '영국 왕립학술원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ta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