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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온인베스트먼트, 헬로비너스에 18억 투자
프로젝트 방식…3년 만기로 수익금 분배
마켓인사이트 12월6일 오전 7시12분

특정 걸그룹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처음 나왔다. 3년 동안 음반 발매와 공연 등을 지원하면서 이에 따른 수익금을 나눠갖는 구조다. 특정 영화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얻는 벤처캐피털과 비슷한 수익모델이다.

주인공은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 벤처캐피털인 지온인베스트먼트. 이 회사는 최근 신인 걸그룹 ‘헬로비너스’에 18억원을 투자했다. 3년 동안 헬로비너스의 활동을 지원한 뒤 수익금이 투자금을 초과할 경우 소속사와 나눠 갖기로 했다. 연예인이 속한 기획사에 지분 투자를 한 벤처캐피털은 있지만 특정 가수에게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년 투자 뒤 수익금 분배

6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지온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걸그룹 헬로비너스의 소속사 트라이셀미디어가 진행하는 ‘헬로비너스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자금 집행은 올 8월 결성한 지온콘텐츠펀드3호를 통해 이뤄졌다.

트라이셀미디어는 영화배우 하정우 씨의 소속사로 알려진 ‘판타지오’와 가수 손담비와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소속사로 유명한 ‘플레디스’가 5 대 5의 비율로 출자해 만든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라임 유아라 나라 앨리스 윤조 유영 등 6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헬로비너스가 소속돼 있다. 이 그룹은 5월 ‘비너스’라는 곡으로 데뷔했으며, 이달 중순 싱글 미니앨범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지온인베스트먼트가 선보인 프로젝트 투자란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의 투자 방식을 말한다. 특정 영화에 투자하는 구조와 비슷하다.

투자금은 헬로비너스의 음반 제작비 및 뮤직비디오 제작비와 기타 활동비 등에 쓰인다. 헬로비너스 활동에만 사용되며, 소속사 운영비나 다른 가수의 활동비 등에는 투입할 수 없다. 프로젝트 만기는 3년이다.

지온인베스트먼트는 이 기간 헬로비너스가 활동하며 얻는 음원수익, 국내외 공연수익 등에서 제반 비용을 뺀 순이익금을 소속사 트라이셀미디어와 일정 비율로 나누게 된다. 헬로비너스가 큰 인기를 끌면 음원 및 공연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고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특정 걸그룹에 대한 투자 늘 듯

그동안 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와 특정 영화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종종 있었다. 수익도 짭짤했다.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모두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적이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09년 비상장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원을 투자해 최근까지 총 687억원을 회수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CJ창업투자와 MVP창업투자, 소빅창업투자 등은 영화 ‘늑대소년’에 투자했다 약 20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에 투자한 미시간벤처캐피탈은 15억원을 투자해 약 30억원을 회수할 전망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 투자한 소빅창업투자도 120%의 수익을 냈다.

이런 성공에 고무된 벤처캐피털은 투자 대상을 이제 특정 가수나 걸그룹으로 넓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잠재력이 있는 가수나 걸그룹을 골라 미리 투자함으로써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지온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트라이셀미디어는 능력 있는 연기자와 가수를 모두 길러낼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회사라고 판단해 우선 헬로비너스 프로젝트에 투자했다”며 “앞으로 다른 가수나 걸그룹 프로젝트에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충분한 지원만 받으면 헬로비너스도 대표적인 한류 걸그룹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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