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사업' 생각 버려야 생존…영업·기술 인재 영입·발굴 시급

입력 2012-11-28 17:13 수정 2012-11-29 05:45
사회적기업 2.0…"이젠 질적 도약" (1) 사람이 핵심 키워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만들어진 이후 사회적기업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7년 50개였던 인증 사회적기업은 올해 723개까지 늘었다.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금은 정부 지원에 기대 근근이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앞으로 지원이 끊기는 곳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에만 200여곳의 인건비 지원이 끊긴다. 질적으로 성숙해 자생력을 갖추지 않고는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취약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전문가 맨파워로 대박 '포드림'…기업·시민단체와 교류 늘려야



방재·방범 전문 사회적기업 ‘포드림’은 전문가들의 맨파워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린 회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성적자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9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 법은 폐쇄회로(CC)TV 관리자에게 영상자료 오남용 방지시스템을 만들도록 의무화했는데, 이를 구축하는 데 포드림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꼭 필요해진 것. 포드림은 문화재 방재시스템 기부를 목적으로 정보기술(IT) 전문가, 전직 경찰,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19명의 전문인력이 운영하는 회사다.

김원국 포드림 대표는 “대박 기술을 개발하는 게 가능했던 건 회사가 전문인력 중심으로 짜였기 때문”이라며 “2009년 회사를 만든 뒤 계속 적자였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4억원 정도 흑자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 열쇠가 ‘인재’라고 지적한다. 민간기업과 달리 사회적기업 운영자들은 인재 영입·육성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실정이다. 엄연히 시장경쟁을 해야 하지만 자선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 판로 개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일에 취약하다.

임팩트 투자(사회적 투자) 전문가 모임인 ‘임팩트포럼’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은 마케팅이나 브랜드파워 면에서 어려움이 많아 시장이 자연스럽게 수용할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인력 부재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고 말했다. 단체복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시설’의 정성우 부장은 “영업기능이 없는 사회적기업이 다수여서 관련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함평군청에서 주문이 들어와 정 부장이 함평까지 내려가자 군청 공무원들이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회적기업에 주문을 해봤지만 전화로만 얘기했고 직접 찾아온 건 처음이었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단체인 ‘MYSC’의 정진호 대표는 시민단체나 기업과의 인재교류 활성화를 주문했다. 정 대표는 “한국은 시민단체에 우수한 인재가 많은데 이들을 사회적기업 영역으로 영입해야 한다”며 “기업 퇴직인재 중 사회공헌을 하고 싶어하는 영업, 재무 전문가를 영입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자를 영입하는 해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 공급할 수도 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은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 실제 창업하도록 도와주는 ‘청년층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도 하고 있다. 이런 발굴사업을 더 활성화하고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사회적기업 대학원 과정을 신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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