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투데이] 윤제현 넥솔론 사장

내년 중반까진 시장 어려워…실탄확보 위해 증자 결정
고효율 웨이퍼로 원가절감

“내년 중반까지는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실탄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목표는 750억원에서 800억원 사이다. ”

윤제현 넥솔론 사장(57·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논현동 넥솔론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태양광 신흥시장인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사장은 지난 3월 국내 1위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인 넥솔론 대표에 취임했다. 폴리실리콘을 원통형 덩어리로 만든 게 잉곳이고, 이를 얇게 자르면 웨이퍼가 된다.

넥솔론은 지난해 5800억원 매출에 10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윤 사장은 태양광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에 빠진 넥솔론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한 윤 사장의 첫 직장은 쌍용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장, 쌍용USA 법인장을 거쳐 2005년 STX를 설립한 강덕수 회장을 보좌하며 해외사업을 총괄했다. 2009년 STX에너지에 이어 STX솔라를 맡으며 태양광 산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윤 사장은 “태양전지용 셀과 모듈을 만들려면 웨이퍼를 공급받아야 하니 당시엔 넥솔론의 고객사였다”며 “그때 처음 이우정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봤는데 사업가적인 비전과 기질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산업은 공급과잉, 제품가격 하락으로 시황이 악화되면서 누가 얼마나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런 만큼 오너의 의지와 책임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우정 CSO는 이수영 OCI 회장의 차남이며 이우현 OCI 부사장의 동생이다. 윤 사장은 연초 이 CSO의 제안을 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윤 사장은 “설립한 지 5년 된 넥솔론이 지난 몇 년간 급속한 성장을 한 만큼 조직적으로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성장에서 안정으로 가는 산업의 구조조정을 잘 견뎌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추진한 것이 OCI와 함께하는 미국 프로젝트다. 넥솔론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의 전력공급사인 CPS에너지가 발주한 400㎿ 규모 전력 공급 프로젝트에 참여해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한국에서 생산한 웨이퍼로 미국 공장에서 모듈을 만들어 프로젝트 오너에게 파는 것이니 매출이 두 번 일어나는 것”이라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250억원은 미국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현지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생산의 효율을 높여 원가를 절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 사장은 “기존 8각형이 아닌 4각형 웨이퍼 제작을 늘려 빛 흡수 면적을 넓히고 있다”며 “종전 제품보다 20% 정도 비싸게 팔 수 있는 만큼 현재 6% 정도인 4각 웨이퍼 비중을 내년에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설 없이 효율을 올려 지난해 1.5GW에서 올해 1.7GW로 생산량을 늘렸고 앞으로 2GW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솔론이 노리는 신흥시장은 일본이다. 유럽시장이 예전만 못하고 중국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태양광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윤 사장은 “올초부터 일본에 샘플로 보내며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일본 종합상사와 얘기가 잘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엔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