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김승덕 씨
“작가들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이 중요하지만 국제 미술계 동향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국적은 중요하지 않아요. 미술은 만국 공통 언어니까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3년 제55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로 13일 선정한 프랑스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르 콩소르시움’ 디렉터 김승덕 씨(58·사진). 유럽에서 줄곧 활동해온 그는 “한국 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미술을 해외에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지 여부와 국제적인 전시 기획 능력을 고려한 것 같다”며 “한국 출신이란 강점을 살려 국제 화단에 우리 미술을 알려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인다”고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커미셔너로 선정된 배경을 풀이했다.

그는 1973년 이화여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대학원과 헌터컬리지 대학원에서 미술사와 문화사를 전공했으며 파리 제1대학 판테옹 소르본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조각공원의 실행위원으로 일하며 국내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스페인 발렌시아비엔날레(2005), 유럽 문화도시 프랑스 릴의 ‘플라워 파워’(2007)를 기획하며 국제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국제적으로 비엔날레가 100여개 있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만 국가관을 만들어 올림픽처럼 행사를 치르죠. 한국관의 실제 건축적인 상황과 한국이 강한 첨단 기술에 미술을 접목해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성을 부각시킬 계획입니다. 미술, 영화, 음악,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다원예술을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선보일까 해요. 대학을 갓 졸업한 햇병아리 작가부터 80대 원로 작가까지 모두 참여작가 선정 대상이 됩니다.”

그는 1990년대부터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해왔다. 그동안 추상화가 이우환을 비롯해 박서보 김수자 이강소 박이소 정연두 황종명 김홍석, 사진작가 오형근 씨 등 수십명의 한국 작가들을 자신이 기획한 다양한 전시회에 초대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는 덜 소개된 작가, 해외에서는 평가가 좋지만 국내에서는 덜 주목받는 작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유럽에서 익힌 노하우를 살려 신인은 물론 중견, 원로 작가들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는 큐레이터란 직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까다로운 작가와 일하고 작업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일은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천재 작가들을 발굴할 때의 황홀함,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그 자체로 엄청난 특권이죠.”

제55회 베니스비엔날레는 내년 6월1일부터 11월 말까지 열린다. 전체 총감독은 2009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지낸 이탈리아 출신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선정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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