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달러 파생시장 '흔들'…'리보' 대신할 새 지표 논의도
바클레이즈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파문이 전 세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리보는 전 세계 금융자산 가격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찰스슈워브 등 미국의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리보 조작에 따른 투자 손실 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으로 관련 소송이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보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있다.

리보를 기준으로 산정된 이자를 받는 채권 투자자는 은행들이 금리를 낮게 조작하면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금리가 올라갈 경우 이득을 보는 파생상품을 보유한 투자자들 역시 손실을 입는다. 영국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리보를 조작한 뒤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현재 리보에 연계한 금리 파생상품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80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보 조작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민간 은행들이 국제 차입금리와 금리 상품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를 결정하는 시스템이어서다.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될 수 있는 리보를 은행들이 정하도록 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은 격’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조작 사건을 계기로 리보의 대안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와 스위스 UBS은행 등은 리보를 대신할 단기금리 지표로 미국 중앙예탁결제원이 제공하는 GCF 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매입 시점에 미리 특정 날짜에 채권을 매도하기로 정하는 거래) 금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리보는 각 은행들이 임의로 제출한 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반면 REPO는 채권 거래에 적용되는 실제 금리를 기초로 만들어져 조작을 할 수 없고, 시장 상황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

미국 재무부도 앞으로 변동금리 국채를 발행할 때 리보 대신 다른 금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보가 워낙 세계 금융거래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대체 수단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남윤선/전설리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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