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허브로 부상한 '대한민국', 녹색 대중교통 성공사례 '서울시'
멕시코에 '정책 韓流' 바람 불 것

김성환 < 외교통상부 장관 >

그리스에서 시작된 경제위기의 불길이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이미 외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본유출이 시작됐고, 유례없이 높은 실업률 아래에서 일자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 가고 있다. 세계는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공포에 또 다시 직면해 있다.

이런 글로벌 경영위기 와중에 오는 18~19일 이틀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거는 국제사회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3년 전 G20 런던정상회의에서 미국발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뜻을 모았던 것처럼, 로스카보스 정상회의에서도 유로존 위기 확산에 대응할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등 방화벽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려운 세계경제 여건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속가능한 세계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공조도 로스카보스 정상회의에서 다룰 핵심 의제 중 하나다. 그러나 당장 고실업 저성장 문제에 대응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왜냐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추진된 확장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대다수의 G20국가들이 재정·금융정책 카드를 이미 상당히 소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이 무역을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증진하는 것이 위기 극복에 중요하지만, 최근 단편적인 중상주의적 시각에서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세계무역기구(WTO)와 관련 국제기구에서 공동 발표한 보호주의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신규 무역 제한조치는 124건으로 이전 6개월간 108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들이 원자재와 중간재를 서로 의존하며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가치망으로 밀접히 연결된 상황에서 보호무역은 상대국뿐만 아니라 그런 조치를 취하는 자국에도 결국은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4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FTA 허브 국가로 부상한 우리나라의 FTA 정책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로스카보스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 저지를 위한 각국 정상 차원의 정치적 의지를 다시 결집하고, 이러한 약속을 G20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시켜 나가는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개발과 녹색성장도 금번 정상회의에서 주목받고 있는 의제다. 특히 이번 G20 의장국 멕시코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녹색성장을 인프라, 식량안보와 함께 개발 분야의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2008년 이래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과 개발 패러다임으로 제안하고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녹색성장 논의를 선도해온 우리나라는 G20 녹색성장 공동조정국으로서 성과 도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로스카보스 정상회의의 성과물 중 하나인 G20 녹색 대중교통 성공사례 보고서에 서울시의 버스 준공영제 등이 명시된 것은 G20과 국제사회가 우리 녹색성장 정책의 우수성을 공인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 총회, 올해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세계경제, 무역, 개발, 안보 등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중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FTA를 통한 적극적인 자유무역정책, 녹색성장 정책, 우리의 개발전략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과 함께 이번 G20 로스카보스 정상회의에서도 무역, 녹색성장, 개발의 ‘한류’ 바람이 강하게 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환 < 외교통상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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