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시대' 선언

2002년부터 개발 시작…10년간 2000억원 투자
6월 말 식약청 허가…연내 40개국서 판매
20조원 웃도는 관절염시장 선점 기회

셀트리온(305,0006,500 +2.18%)(회장 서정진·사진)이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CT-P13’에 대한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 의료·제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유럽류머티즘학회’에 참석한 1만5000여명의 의사와 제약·바이오회사 관계자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마리아나 파벨 루마니아 갈라티국립병원 교수는 “현재 류머티즘 관절염의 항체치료제 시장은 200억달러 규모로, 10년 내 8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효능이 같으면서도 저렴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향후 제약산업을 새롭게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2000억원 투자

셀트리온은 2002년 ‘CT-P13’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 지금까지 개발비만 무려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복제약 하나 만드는 데 왜 이런 엄청난 투자비용과 기간이 소요된 걸까.

시중에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복제약은 보통 합성 제네릭(generic)을 말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화학식만 알면 쉽게 만들 수 있고 화학반응에 이변이 없기 때문에 오리지널 공정 그대로 똑같이 생산된다. 제네릭은 말 그대로 ‘동일하다’는 뜻이다. 반면 살아 있는 단백질 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시밀러는 공정 환경이 그때그때 다르다. 아무리 염기서열이 동일한 의약품을 개발하려 해도 오리지널과 똑같은 바이오복제약은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똑같다’가 아니라 ‘비슷하다’는 의미의 ‘시밀러(similar)’로 표기하는 것이다.

그동안 오리지널 신약을 만들어온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의 가치를 높게 보지 않았다. 오리지널 약이 있는데 굳이 복제약을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이 10년 전 이 같은 철옹성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약값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 저렴하면서도 똑같은 약효를 내는 바이오복제약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나온 셀트리온의 임상보고서는 지난 10년의 결실이다. 효과·안전성 측면에서 오리지널 약과 동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 바이오시밀러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제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성공조건

하지만 아직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달 말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앞두고 있고 유럽의약품기구 심사도 진행 중이다. 아직은 시장에 출시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학회에서 임상시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박원 인하대병원 교수(류머티즘내과)는 “출시 이후 세계 각국의 의료진에 얼마나 신뢰를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들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회사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그렇지만 우리는 10년을 준비한 덕분에 앞서나갈 자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구축에만 4~6년이 걸린다”며 “조기에 시장 선점경쟁을 판가름내겠다” 고 강조했다. 베를린=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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