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이 일본 도쿄를 여행할때 많이들 찾는 하라주쿠.

오모테산도와 같은 명품거리와 메이지 신궁과 같은 수풀이 우거진 신사를 함께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메이지신궁은 일본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메이지(明治) 일왕 부부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신사(神社)다.

석가탄신일이었던 지난 28일 메이지신궁에서 한글로 자신의 소망을 기원한 명패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내용은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는 등 일반적으로 관광지에서 흔히 빌 수 있는 '소원'이지만 이 소원판이 걸린 장소가 문제였다.

일본인들은 메이지신궁을 무척 신성시하지만, 메이지 일왕은 조선침략의 원흉으로 우리 민족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장본인이라 웬지 둘러보는 것도 꺼림직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

도쿄대학에 유학중인 한 학생은 "아무리 여행중 재미삼아 기원을 한다해도 우리나라를 침략한 왕의 위패가 있는 곳에서 소원을 비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메이지 신궁에서 이같은 소원판에 기원을 하려면 1,000엔(15,000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나라 일부 사찰에서 기왓장에 자기 소원을 써놓는 것과 유사하다.

메이지 신궁 경내 북쪽의 보물전(寶物殿)에서는 일본 왕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역대 일왕 124명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모두 같은 크기의 초상화이지만 그중 메이지 일왕 초상화만 유독 크며, 전시된 유품 대부분이 메이지 일왕의 유품이다. 물론 메이지 일왕 당시에 조선과 중국을 침략한 사실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그러나 그는 조선 침탈의 원흉이자 아시아를 전란의 구덩이에 빠트린 장본인이다.

메이지 일왕이 일본의 왕위에 있을 때에 일본 내에서 정한론(征韓論)이 일어났다. 당시 갑신정변, 명성황후 시해, 을사늑약이 있었으며, 결국 한일강제병합이라는 한민족 최대의 시련이 계속 이어졌다.

한일강제병합 해인 1910년부터 1912년 죽을때까지 메이지 일왕은 한반도의 최고 통치자였다.

이러한 역사를 한번 되씹는다면 이 신궁 안에서 큰 나무 주변의 에마(繪馬) 나무판에 돈을 내고 소원을 적는다거나 신궁의 본당에서 동전을 던져 넣고 기도를 올리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

우리 돈을 그들에게 지불하면서, 한반도 침략의 원흉에게 소원을 비는 꼴이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지신궁측은 한글로 "매일 아침 의식에서 소원이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내걸며 한국 관광객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도쿄(일본) =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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