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이후 몸값 쑥쑥… 20대 탤런트 김수현
"장근석처럼 日 무대 진출…노래·춤에서도 최고 될 것"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덕에 몸값이 수직 상승한 김수현(24)은 한국 대중문화의 현주소를 가늠케 하는 이정표다. 주연급 20대 남자 배우 중 최연소인 그는 날로 치솟는 인기에 힘입어 광고 편수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해품달’ 종영 직후인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5편의 광고를 촬영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지난해 미니시리즈 ‘드림하이’에서 송삼동 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만 해도 신인 티를 벗지 못했던 그의 위상이 1년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광고 촬영으로 정신이 없습니다. ‘드림하이’와 ‘해품달’에서 연기한 순애보 주인공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죠. 광고는 색다른 맛이 있어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색깔과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니까요. 광고를 통해 만든 이미지를 제 연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에 맞는 영화와 드라마 배역을 맡을 수도 있고요.”

광고 촬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추위였다고 한다. 한파가 봄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고생이 심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여름 시즌을 겨냥한 광고여서 여름 옷을 입고 시원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어요. 맥주 광고를 촬영할 땐 반팔 차림으로 태안반도를 뛰어다녔죠. 맥주로 몸을 적시기도 했고요. 바깥 날씨는 여전히 한겨울이었는데도요.”

지난 겨울 ‘해품달’ 촬영 때에도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칼바람과 싸워야 했다. 경기도 용인 근처 산에 있는 세트장에서 훤(김수현의 배역)이 월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찍던 날이 그랬다. 온몸이 얼어붙어 손과 귀, 얼굴이 빨개진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전달됐다.

“‘드림하이’ 때 10대 중심이던 팬들이 ‘해품달’ 이후 60대까지로 확대됐습니다. 촬영 현장에 아기를 안고 온 ‘어머니팬’층을 볼 땐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더군요. ‘드림하이’를 본 중국과 일본 아주머니들도 많이 찾아왔어요.”

어머니팬들이 자주 하는 얘기는 훤 같은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훤은 악당에게 모질게 대하는 카리스마를 갖췄으면서도 한 여인을 8년간 바라보는 순애보의 주인공이다. 대신들과 심리전을 하는 영민함, 내면의 상처 아래에 순수성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매력 덕분에 불가능한 사랑을 이루게 됐다고 그는 자평한다.

“연상인 한가인 씨와 호흡을 맞춰 부담을 덜 수 있었어요. 가인씨는 결혼까지 했으니 교감이 안 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앞으로도 30대 여배우들과 공연할 기회가 많을 듯싶습니다.”

2006년 중동고를 졸업한 그는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이후 2010년 키이스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드림하이’에 출연할 때까지 무명시절을 보냈다. 그 사이 공부에 몰두해 2009년 중앙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연기는 고1 때 동아리에서 처음 시작했다.

“배우 생활에서 가장 힘든 일은 자신을 이겨내는 작업입니다.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나를 버리는 대신 다른 것을 채워 내 것으로 만드는 일 말이에요. 그 작업에는 경험이 토대가 되죠. 배역과 닮은 인물이 주변에 있는지 살핍니다. 영화나 만화, 소설 등에서 찾기도 해요. 왕으로 살아보지 않았지만 왕 역을 했듯이 어떤 역할이든 도전할 수 있어요.”

그는 ‘신뢰받는 배우’가 되는 게 삶의 목표라고 했다. 20년이나 30년이 걸린다고 해도 꾸준히 정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목표로는 장근석처럼 일본에서 노래와 춤을 병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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