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투자금 날리고 과태료까지 물게 돼

외국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케이블TV 명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모씨가 필리핀 부동산투자 알선과정에서 일부를 빼돌려 필리핀으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주부, 공무원, 은퇴이민 희망자 등 174명에 달한다.

이들중 상당수는 투자금을 날린데다 불법 송금으로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한 탓에 과태료까지 물게 됐다.

김씨는 방송, 저술활동 외에도 투자알선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김씨를 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신병확보를 의뢰하기로 했다.

5천만원 이상을 김씨에게 송금한 투자자 15명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이들 15명으로부터 받은 17억원중 5억원을 투자하지 않고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1천만~5천만원씩 투자한 159명에게도 투자금의 1~2%를 과태료로 부과하기로 했다.

김씨는 2007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콘도미니엄부동산, 토지에 투자하면 30~4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꾀어 36억원을 끌어모았다.

피해자들은 김씨 저서, 방송, 강연, 인터넷카페 등을 보고 주로 2천만~5천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은행이 아닌 자신의 비밀계좌로 투자금을 전달받아 10개 환치기 계좌로 세탁, 필리핀으로 송금했다.
김씨의 저서를 읽고 2008년 4월 마닐라의 콘도미니엄 2채를 5억원에 사면서 환치기수법에 가담한 경기도 특허법인 대표 변리사 박모(37세) 등 일부 부유층 인사도 피해를 봤다.

아파트를 담보로 1억4천만원을 빌려 투자했다가 돈을 날린 자동차 출장세차업자 박 모(50세)씨, 은퇴 후 동남아 이민계획을 세웠던 원단제조업체 대표 하모(46)씨, 자녀 교육을 위해 필리핀 이주를 꿈꿨던 조모씨(38세) 등도 사기행각에 걸려들었다.

세관 관계자는 "김씨가 일부 투자자에게 매매계약서 등을 전달해 정상적인 투자를 알선한 것으로 확인돼 모은 돈 전부를 착복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무분별한 국외투자 열풍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외국부동산을 구매하려면 외국환거래법을 준수해 외국환은행에 송금 내역을 신고해야 사기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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