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초기 벤처)은 개발자를 소홀히 하면 망합니다"

이택경 다음 공동 창업자는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디브온(DevOn) 2011'의 커뮤니케이션 세션에서 이 같이 강조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사업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스타트업(초기단계의 벤처)을 인큐베이팅하는 업체 '프라이머'의 대표인 이 창업자는 "얼마 전에 만난 한 스타트업은 '직원 모두가 기획자로 개발은 외주에 맡긴다. 기획의 자유를 위해서 개발을 무시한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대기업보다도 2~3배 느리게 개발하겠네요'라고 답해줬다"라고 소개했다.

이 창업자는 "기획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팀이 좋은 성과가 나타난다"라며 "기획자가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기획을 하면 처음부터 다시 뜯어 고치는 경우가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개발자에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좀 키우라'고 강조한다"라며 "개발자만 알아들을수 있는 소리를 해서는 사업 마케팅이 안 된다. 또 마케팅의 경우 서비스가 좋아야 구전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회사가 무너지지 않도록 현금 흐름을 잘 관리 해야하고 매출이나 비용 등 복잡한 것 보다는 기술 개발 등 본질적인 기능에 매진하면서 살아남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창업자는 "다음도 90년대 중반 당시 자금 확보를 위해 이재웅 님과 제가 데이콤에 가서 인터넷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200만원을 벌면 50만~70만원을 제외하고는 매출에 기록하고, 용역 개발을 맡아 양주인 밸런타인 17년 산 7병을 받았을 때는 팔지 못하고 마셨던 경우도 있었지만 기술 개발 등에 매진한 결과 결국 상장을 하고 성공했다"라고 소개했다.

이후 다음도 조직이 많이 커졌지만 "한메일 등 기술적인 부문은 개발자 출신이 팀장을 맡고 콘텐츠 부문은 비 개발자 출신이 맡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에는 개발자가 많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기획자가 많으므로 좋은 기획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트위터에서 재미 있는 멘션을 봤는데 '쥬라기 공원이란 영화가 주는 교훈은 메인 개발자를 소홀히 하면 망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창업자는 특히 국내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IT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라며 "기업 차원에서는 중소개발업체에 충분한 대가 지불 등 대우를 해주면 해당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소프트웨어는 무료이고 하드웨어 제품은 유료라는 사회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커뮤니케이션 세션은 김국현 작가(낭만오피스), 이택경 다음 공동 창업자, 라그나로그를 개발한 김학규 IMG게임즈 대표, 김지현 다음 전략담당이사 등도 함께 발표했다.

김학규 대표는 "게임 개발이란 것은 파밍(농업)이 아니라 '헌팅'"이라면서 "저번에 썼던 방법이 이번에도 통하리란 법이 없는 것이 개발이다. 헌팅은 기획해서 잡으려고 해도 짐승이 어디로 튈줄 모르는 것이므로 빈손으로 돌아올지 모르지만 창과 삽을 들고 길을 나서는 헌터의 마음을 가져야 급변하는 사회, 다양한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에서 적응이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다음 전략 이사도 "(남자와 여자처럼) '화성에서 온 개발자 금성에서 온 기획자'라는 말이 있는데,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컨버전스(융합)식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며 "인문과 과학의 만남, 논리와 감성의 결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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