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부동산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세미나

유럽위기가 변수
성장률 4.5% 유지땐 환율 하락 유동성 유입…부동산 투자 늘어날 것

소형·전세·주택·지방 강세
중산층 구매력 약화…1~2인가구 계속 증가…수도권 규제 풍선효과

도심권이 투자 1순위
상가는 '단지내·역세권'…세종시·혁신도시 아파트·상가 관심둘 만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유럽 경제만 안정된다면 한국과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내년부터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점수 LBA경제연구소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2년 부동산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세미나’에서 “세계경제·경제성장률·금리·정책방향 등 4대 거시변수를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부터 부동산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300여명의 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의 강의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면서 내년 시장 전망을 요약했다. 수학능력시험 이후 열리는 대학입시설명회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였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온 20대 직장인부터 퇴직을 앞둔 50대까지 참석 연령층도 다양했다.

◆경제성장률 4.5% 달성하면 부동산 강세

김 소장은 내년 부동산시장이 국내 경제성장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률이 4.5~5% 수준을 달성한다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겠지만 유럽재정 위기 등의 여파로 2.5~3%에 그친다면 침체가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상했고, 노무라증권은 5%로 전망했다.

김 소장은 내년 한국 경제에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과 일본 엔고(高)의 반사이익’이 기회라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 복지비용 증가로 인한 투자 감소’는 위험 요인이다.

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내년 전세가는 연간 5%, 매매가는 수도권이 1%, 지방이 7% 각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전체 입주물량은 35만가구로, 32만4000가구로 추정되는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소장은 “환율 하락으로 유동성이 늘어나면 부동산에 유입되는 투자금도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위기 심리만 잦아든다면 부동산시장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4대 트렌드 관심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전세·소형·주택·지방 강세, 이른바 ‘4대 트렌드’에 대한 원인 진단도 이어졌다.
김 소장은 전세 강세에 대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매수 주체인 중산층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매매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지방강세의 원인으로는 수도권에 적용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꼽았다. 올 상반기 지방 주택 매매가는 6.1% 오른 반면 서울은 0.17% 내렸고 수도권도 0.3% 오르는 데 그쳤다.

양극화 심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로 자산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며 “1990년 9.1%에 불과하던 1인 가구가 작년엔 24.4%까지 늘어나는 등 1~2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규제와 각종 규제로 수도권 재건축시장이 침체된 게 주택강세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원룸 등 다세대·다가구의 인기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도심권이 투자 1순위…경매도 관심

김 소장은 교통 여건이 좋은 대도시 인근 부동산을 ‘투자 1순위’로 꼽았다. 상가는 임대수익률이 6% 이상인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지하철 역세권 상가를 추천했다.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도시 주변의 자연녹지도 투자 리스트에 올렸다. 특히 5억~10억원대 수익형 상품도 유망 투자처로 뽑혔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 이용이 편리한 위치의 도심권 단독주택 원룸 다가구주택은 수요가 따르는 필수 부동산”이라며 “금융 리스크를 고려해 대출은 20% 이하로 맞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도 주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세종시와 혁신도시 인근의 아파트와 상가를 투자 유망상품으로 선정했다.

경매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공유지분 경매 강의도 관심을 끌었다. 지분경매는 2명 이상의 주인(공유자)이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주인이 여럿이다 보니 소유권을 행사하기 어려워 낙찰률도 원래 가치에 크게 못 미친다. 예를 들어 공유자가 한 명 있는 3억원짜리 아파트는 1억5000만원에 경매에 나오는데 3회차까지 유찰되면 감정가에서 64% 내린 9600만원에 매입이 가능하다. 이후 공유자 간 협상이나 소송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조흥서 굿옥션 전임교수는 “주택은 토지와 달리 쪼개서 팔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유자 간 협의가 원만한 편이다”며 “협상이 어려우면 공유물 분할 소송을 통해 매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50대 직장인 윤모씨는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명쾌한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을 들을 수 있어 사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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