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의 힘… 기업이 먼저 알아본다



서강대는 작다.



근처 연세대나 이화여대 캠퍼스와 비교하면 아담하다는 느낌이 든다. 서울 주요 대학에 비해 학생 수도 적다. 하지만 서강대는 강하다.



대기업과 정규직 취업률에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졸업생 취업률은 70%를 넘어섰다.



2009년, 2010년 연속으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국가품질경영대회 교육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런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 수업종·FA제·평생지도 교수제

가톨릭 수도회인 한국예수회가 1960년에 세운 서강대는 158명의 신입생으로 출발했다.



6개 학과로 이뤄진 미니 학교였다.



소수 정예 교육과 엄격한 학사관리는 개교와 동시에 시작됐다. 개인별 좌석을 지정하는 지정좌석제, 학점당 2번 이상 결석하면 낙제 처리하는 FA(Failure becauses of Absences)제, 수업을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종을 울리는 수업 종 등으로 ‘서강고(高)’란 별칭과 함께 ‘작지만 야무지게 공부시키는 대학’이란 명성을 얻었다. 서강대는 치열하되 자유로운 학풍으로 금세 명문사학의 반열에 올랐다.



이렇게 형성된 학풍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단단히 뿌리내렸다.

조교로 일하고 있는 강성욱 씨(철학 3년)는 “수업 종이 울리면 10분을 재고 바로 나간다.



10분 안에 들어오면 지각, 이후에 들어오면 무조건 결석처리 된다. 교수님이 들어와서 바로 수업을 시작할 수 있으니 그만큼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1996년부터 평생지도교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입학과 함께 배정된 지도교수가 해당 학생의 평생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학문적인 지도는 물론 진로 상담, 인생 상담 등도 받을 수 있다.



교수들은 또 웹상에 시간표를 공개해야 하며, 전공 학생과 수강생들에 대한 상담 시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강씨는 “학교 규모가 작은 만큼 교수님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다”며 “모든 학생들이 교수님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취업지원팀의 관리도 끈끈하다. 교내 비즈니스 센터에 가면 기업입사 때 치르는 모의시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치를 수 있으며 취업전문 교직원들이 자기소개서를 관리해준다.



이력서에 쓸 사진을 직접 찍어주고 이미지 메이킹도 도와준다. 목원제 씨(전자공학 4년)는 “3학년이 되자마자 취업지원팀에서 취업정보를 문자로 끊임없이 알려줬다”며 “미리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학생들은 이러한 철저한 관리 덕분에 1학년 때부터 해이해질 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 성적에 관계없이 多전공


서강대에는 경영대학 건물이 두 곳 있다. 마태오관과 금호아시아나 바오로 경영관이다. 왜 경영학 건물이 두 개일까.



서강대는 개교 때부터 자유로운 학풍을 강조했고 이는 오늘날 다전공제, 자율전공제, 연계전공제로 이어지고 있다.



다전공제는 입학한 계열과 무관하게 4년 내 최대 3개 전공까지 이수할 수 있는 제도다. 특히 경영학을 다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이들이 모두 편안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정 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이 많으면 성적 제한을 두는 것이 보통이지만 서강대는 수업 수를 늘려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있다.

연계전공제는 기존의 전공을 연계해 새로운 전공으로 만드는 융합전공 제도를 뜻한다.



현재 서강대에는 한국학, 여성학, 철학·종교학·신학(PRT), 정치학·경제학·철학(PEP), 교육과학, 미디어공학, 스포츠경영, 일본학, 바이오융합기술, 공통과학 등의 연계전공이 개설돼 있다.



관심 있는 과목을 엮어서 전공으로 신청하면 새롭게 탄생한 전공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신보람 씨(경영 2년)는 “전공수업에서 조별 과제를 할 때 조원 5명의 전공이 다 달랐다”며 “다양한 학과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다보니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 독후감 제도로 글쓰기 능력 키워

독후감 제도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서강대 학생들은 누구나 독후감에 얽힌 추억을 갖고 있다.



1학년 필수과목인 ‘읽기와 쓰기’ ‘계열별 글쓰기’에서 1년에 8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학부별로 반이 나눠져 있으며 읽어야 하는 책도 다르다.

독후감 제도는 꼼꼼한 사후관리로도 유명하다. 정해진 기한에 제출하지 않으면 지각처리 되며 내용이 부실하면 조교 개별 면담을 받아야 한다. 3번 이상 조교 면담을 받은 학생은 교수 면담이 날아든다.



이 때문에 독후감 마감일이면 복도에 진을 치고 원고지에 글을 끄적이는 학생도 수두룩하다.



이영경 씨(신문방송 2년)는 “고등학생 때는 주입식 교육을 받다보니 글쓰기에 약한 학생들이 많다”며 “독후감 수업 때 다진 글쓰기 실력으로 리포트를 제출할 때 논리적인 글을 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홍희 씨(심리학 4년)는 “짜증나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취업할 때가 되니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강대는 올해 안에 글쓰기센터를 마련해 독후감 제도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 일본 죠치대와 교류전

조용한 면학 분위기의 서강대가 최근 들썩였다.



서강대와 일본 죠치(Sophia)대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일본 도쿄에 있는 죠치대 캠퍼스에서 제2회 SOFEX(Sogang-Sophia Festival of Exchange) 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예수회가 설립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학교가 매년 교류전 형식으로 개최하며 축구, 테니스, 농구, 야구 등 4종의 운동 경기 및 응원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서는 영어토론대회가 추가됐다.



1회 행사는 서강대에서 열렸으며 죠치대에서 161명의 대표단이 방문했다. 농구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패했지만 끈끈한 동문의 힘을 확인했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이영경 씨는 “수백명의 동문들과 ‘그대에게’ ‘아침이슬’을 부르면서 애교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대회가 끝난 후 일본 대학생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얘기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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