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용서 안했는데, 누가 용서했다고 그래요? 나랑 동생 앞에 와서 무릎꿇고 빌지도 않았는데... 누가요 누가!"

영화 '도가니'에서 극중 민수가 할머니가 성폭행범과 합의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쏟으며 수화로 분노를 쏟아내던 장면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이 많다.

13살의 아역배우 백승환 군은 2007년 영화 '리턴'에서 '수술중 각성' 현상을 겪고 있는 김태우의 아역으로 등장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바 있다.

백승환 군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유난히 맞는 장면이 많아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의 첫 촬영은 교무실에서 맞는 장면이었는데 몸에는 보호대를 철저하게 둘렀지만 그래도 어른이 발로차고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 많아서 촬영후 온몸엔 멍투성이였다.

교장선생님과 박선생님 모두 촬영 쉬는 시간에는 더할나위없이 친절하고 재미있는 분들이었지만 촬영에 돌입하면 무서운 몰입을 보여줬다고.

영화속 모습보다 성숙해보인다고 하자 "영화 촬영이 5월 8일에 끝났는데 이후에 키가 8cm나 컸어요"라며 말하며 해맑게 웃는다.

네티즌들이 제2의 유승호, 김범같다고 표현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표정할땐 시크하면서도 진지하고, 미소를 지을땐 더없이 밝은 웃음이 매력적인 미소년이었다.
시사회 당시 영화상영이 끝나고 당시 감독 주연배우들과 무대에 올라 인사를 했는데 관객들이 모두들 깜짝 놀랐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다들 제가 진짜 청각장애인인줄 알았대요. 말을 해서 놀랐다고들 하시더라구요"

약 2개월간 틈틈히 배운 수화실력은 전문가 뺨친다. "법정장면 촬영때 참관인 절반정도가 실제 청각장애인이었는데 쉬는 시간에는 그들하고 수화로 대화하며 놀았어요"

수화 배울때도 습득이 빠르다고 칭찬을 들을만큼 머리가 유달리 좋은 백승환 군. 중학교 진학후 학교에 빠지는 날이 많았는데도 첫 중간고사에서 국어는 100점을 받아 선생님을 놀래켰다.

백승환 군의 어머니는 "대본을 한번 쭈욱 읽고는 딴 책을 보길래 대사 빨리 외우라고 채근했어요. 근데 어느새 다 외워 놓았더라구요"라고 말하며 "전 어려서부터 공부하라고 스트레스는 안줬어요. 어차피 안할 애는 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하지 않을테니 스스로 알아서 하게끔 믿어만 줬어요"라고 말했다.

수많은 대형소속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백승환 군은 '뿌리깊은 나무'에 등장했던 데 이어 '나도 꽃'과 '인수대비'에도 연이어 출연한다.

"영화를 찍고나서 아역배우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등 뜬소문이 많았는데 정말 저희는 즐겁게 촬영했어요. 스텝 및 감독님이 철저하게 배려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라면서 "아이돌 제의도 많이 들어오지만 일단 연기에 매진해서 송강호 씨같은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포부도 밝혔다.

"만약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제 동생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저도 어떻게든 복수했을 것 같아요. 영화를 계기로 성범죄자들이 지구에서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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