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上) 첸나이로 몰리는 글로벌 車 메이커…한경·국제경영학회 공동 기획

현대자동차가 1996년 문을 두드릴 때만 해도 확실한 정책 부재,인프라 미비,심한 빈부격차 등 인도시장 여건은 매우 열악했다. 선진업체들은 반제품 조립생산(CKD) 라인만 가동할 뿐 현지 생산공장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현대차는 1996년 5월 인도 첸나이에 현대차 인도법인(HMI)을 세우고 4억달러를 투자,2년 만에 1공장을 완공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2008년 제2공장을 완공해 연산 60만대 체제를 갖췄다. 내수 2위이자 인도 최대 수출기업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4조6000억원 매출에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

◆과감한 돌파력이 성공 요인

전병준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만드는 능력과 조직 문화가 HMI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당초 중형차로 진입했다가 소형차로 전략을 신속히 수정하고,제도적 장애물이 발생하면 우회적 방법이 아닌 정면 돌파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뚫었다는 분석이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1980년대 캐나다 부르몽 공장 실패 경험이 인도에 진출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돌파력이 현대차 인도법인의 성공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지 모델 상트로는 터번을 쓰는 인도인을 배려해 차고를 높게 설계해 큰 인기를 끌었다"며 "연구 · 개발(R&D),소싱,생산,판매 등 주요 부문별 현지화 수준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일본 유럽업체와 일전 불가피

정진섭 충북대 교수는 "소형차 제조 기술과 디자인,현지 적합성,동반 진출 기업의 협력이 HMI의 핵심 경쟁우위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일본업체들이 잇따라 소형차에 뛰어들고 있어 기존 전략이 계속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만수 고려대 교수는 "마케팅과 인력 관리 등에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대차와 현지인들이 잘 융합할 수 있는 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매년 30만명 이상이 현대차를 구입하고 있고 이들의 소득 수준 증가에 따라 중형차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에서 자동차 구입은 '가족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감안해 세대를 초월해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첸나이=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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