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용 한국청소년상담원장

상담 후 80~90% 개선 효과
육성기금 고갈…정부지원 절실

"지금 긴급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군 청소년은 93만여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도와줄 상담 인력이 800여명에 불과한 게 우리 현실입니다. "

구본용 한국청소년상담원장(54 · 사진)은 5일 "학업 중단 및 가출 등으로 위험에 놓인 청소년들이 많지만 이들을 도와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원장은 지난달 22일 5대 한국청소년상담원장으로 취임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청소년 상담을 비롯해 복지 관련 정책연구 및 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 원장은 "93만명의 고위험군 청소년 중 상담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지난해 기준으로 12만800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 상담인력 1명당 1000명이 넘는 청소년을 관리해야 하는 현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된 청소년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이 중에서도 긴급 상담 및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역시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담 치료를 받는 청소년들의 80~90%가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담은 청소년들의 행동과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구 원장은 청소년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청소년 관련 업무는 지난 10년 동안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이 부처 저 부처로 옮겨다녔다"며 "이는 정부가 청소년 정책을 얼마나 경시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청소년육성기금은 거의 고갈된 상태"라며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현재 수준의 청소년 정책을 실시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구 원장은 "청소년 정책은 여성부 한 부서에서 소관할 문제가 아니다"며 "범부처별 지원을 통해 예산도 늘리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그들의 눈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어른들이 가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부모들은 자식들이 중학생만 되면 아이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며 "단순히 아이들을 다그칠 것이 아니라 자존심을 살려주고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줘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구 원장은 한양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강남대 교육대학원 원장,한국상담심리학회 이사,한국아동청소년상담학회장 등을 역임한 상담 전문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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