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100년…한국 인맥 '탄탄'
IT 인재사관학교 역할 '톡톡'

PC의 대명사 IBM이 지난 16일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11년 천공카드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설립된 IBM은 그동안 끊임없는 변신을 거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노벨상 수상자 등 많은 글로벌 인재도 배출했다. 1967년 4월 외국계 IT기업으로선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40여년이 지나면서 한국IBM 출신 인사도 각계에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급만 250여명에 이른다. IT 분야에선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IT서비스업계에 한국IBM 인맥이 두텁다. PC 제조업체였던 IBM이 IT 장비를 구축해 주는 서비스와 컨설팅 업체로 변모한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신재철 전 LG CNS 사장과 고순동 삼성SDS 사장이 꼽힌다. 신 전 사장은 1973년 한국IBM에 입사했다. 영업,관리 부문 임원 등을 거쳐 1995년엔 미국IBM에서 에너지서비스 사업담당 총괄본부장을 담당했다. 1996년 한국IBM 대표이사로 임명돼 2004년까지 9년간 자리를 지켰다. 2006년 LG CNS 사장으로 영입돼 2009년까지 한국 IT업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 사장은 1983년 한국IBM에 입사했다. 1992년부터 일본 · 미국IBM에서 마케팅 · 글로벌서비스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맡았다. 2003년 삼성SDS로 회사를 옮겨 지난해 CEO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 그룹 계열의 IT 서비스 업체인 오토에버시스템즈 대표를 지낸 김익교 현대차 정보기술총괄본부 사장도 'IBM맨'이다. 1976년 한국IBM에 입사,인력개발실장 서비스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부사장까지 지냈다. 정태수 LG엔시스 사장과 변보경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대표(전 코오롱아이넷 사장)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IBM 출신이다.

한국IBM은 1972년 국내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IBM 연구소 연수사업을 시작하면서 학계와도 인연을 맺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사장)은 1983년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을 능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IBM을 떠나 삼성으로 옮긴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이호수 미디어솔루션센터 부사장도 IBM왓슨연구소 출신이다.

이강태 하나SK카드 사장,김익래 다우그룹 회장,손형만 한국맥아피 사장,김태영 한국사이베이스 지사장,김용대 지러스 대표,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김강 액토즈소프트 사장 등도 한국IBM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들은 'IBM OB'란 이름의 모임을 만들어 친목활동을 하고 있다. 40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회장은 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이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1985년 입사)은 "IBM은 그동안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100년을 이어왔고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신과 인재 양성에 앞장설 것"이라며 "IBM 출신 기업인들이 사회 곳곳에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