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지는 '원전 공포'

1호기와 달리 3호기 화염 동반…도쿄전력 직원 등 11명 부상
인근 20㎞ 내 주민 긴급 대피

방사선 검측 2배 증가…IAEA에 전문가 파견 요청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을 강타한 강진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연이어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1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14일 3호기도 폭발했다. 냉각시스템 이상으로 원자로에 바닷물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끝내 폭발 사고를 막지 못하면서 일본 열도는 방사성 물질 누출 공포에 휩싸였다.

◆"두 차례 큰 폭발음 들렸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11시1분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폭발했으며,격납용기는 안전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3호기 폭발 원인도 1호기와 같은 수소 폭발로 보인다"며 "그러나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흩날리고 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후쿠오카중앙TV 등이 전한 영상에선 발전소에서 폭발과 함께 하늘 높이 대량의 회갈색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잡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원전3호기에서 두 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폭발 사고로 원전 복구작업 중이던 도쿄전력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1명이 부상했다. 폭발 직후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발전소 반경 20㎞ 이내 거주 주민 425명에게 실내 대피를 당부했다. 발전소 인근 5㎞의 범위는 출입을 금지했다. 보안원에 따르면 원전 정문 근처 방사선 수치는 시간당 20마이크로시버트(μSv · 방사선량 측정단위)로 정상 수준이다.

◆확산되는 방사능 공포

일본 정부가 현지 보고와 원전 부지 주변 방사능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원자로 격납용기는 안전한 상태라고 주장했지만,폭발사고에 따른 방사선 물질 누출 공포는 커지고 있다. 고모리 아키오 도쿄전력 전무는 "1호기와 같은 일(노심 용융 · 멜트 다운)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폭발 후 3호기는 건물 외벽이 없이 (격납용기를 비롯한) 뼈대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원자로 중심부와 격납용기의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3호기가 1호기보다 크기와 발전능력이 큰 만큼 폭발 규모가 1호기 때보다 더 컸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수소가 집적되다 끝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3호기는 건물이 큰 만큼 건물에 축적된 수소가 많아 폭발 규모도 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원자로 폭발 당시 수소폭발 특유의 흰 연기 외에 1호기 폭발 때보다 짙은 회갈색 연기와 화염이 수반된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수소 폭발 이외에 다른 물리 · 화학적 반응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NHK방송은 또 보안원 발표를 인용,"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2호기도 냉각기능을 상실했고,연료봉도 완전히 노출됐다"며 "일본 정부는 2호기 격납용기 내부 압력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격납용기 내 공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호기 폭발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120㎞나 떨어진 곳에서도 검출됐다. 일본 정부가 원전 반경 20㎞ 내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있지만 그보다 6배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방사성 물질이 도달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20㎞ 떨어진 미야기(宮城)현 온나카와(女川)원자력발전소에서 2만1000μSv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도카이 원전도 냉각펌프 가동 중단

후쿠시마 원전 1호기는 방사능 수치가 14일 다시 일시적으로 허용 수준을 넘었다는 도쿄전력의 대정부 보고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긴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만이 아니다.

이바라키(茨城)현 도카이(東海)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냉각펌프 두 대 중 한 대의 작동이 중단돼 일본 전역을 긴장시켰다. 도카이원전 측은 "보조 냉각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은 "1970년대 건설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뿐 아니라 1980년대 지어진 후쿠시마 제2발전소 1,2,4호기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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