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서울시는 어제 시의회가 직권으로 공포한 무상급식 조례에 대한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을 대법원에 냈다. 그 결과에 따라 최근 거센 논란을 빚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제동이 걸릴지,아니면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게 될지 판가름나게 돼있어 사태 추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무상급식 조례는 민주당이 의석의 74%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 의회가 재의결한 사안으로 올해 필요 예산만 무려 695억원이다.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까지 제안하고 나서면서 무상급식 저지에 맞서고 있지만 시의회는 주민투표 동의 요구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시는 시민들의 서명을 통한 주민투표에 기대를 걸면서 별도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방의회가 시장의 동의를 받지 않고 새로운 비용 항목을 설치하고 예산을 증액하는 것은 지자체장의 예산편성권을 보장한 지방자치법 제9조 및 제127조에 위반된다는 것이 그 근거다. 서울시는 그럴 경우 대법원에 소(訴)를 제기할 있다는 지방자치법 제172조에 따라 소송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와 의회의 갈등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서 시정 혼란이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닌데 결국 법적 판단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으니 서울 시민들로선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대법원이 서둘러 결정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지만 어차피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와 의회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서울시민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타당하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조례는 시 살림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전염성이 큰 이념적 이슈가 돼버렸다. 민주당이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의료 무상보육까지 들고나오면서 향후 선거를 겨냥한 복지 포퓰리즘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 그것이다. 복지 예산은 지속적 · 항구적으로 지출이 이뤄지면서 결과적으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말이 좋아 무상이지 반드시 누군가의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것이다. 시의회는 무상급식 조례가 국가재정을 위험에 빠뜨리는 재앙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철회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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