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8년만에 의대체제로 유턴
병행대학 2015학년부터 전환
복귀 후 4년간 30% 편입 허용
현재 의 · 치대와 의 ·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전문대학원 체제를 버리고 예전처럼 의 · 치대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의 · 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도 2017학년도부터 의 · 치대로 돌아갈 수 있다.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의 · 치대로 환원한다는 방침이어서 의 · 치의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도입 10년 만에 실패한 실험으로 끝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 · 치의학 교육학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의 · 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을 확정해 1일 발표했다.

◆2013학년도부터 예과생 선발

현재 한 대학 내에서 의 · 치의 · 한의대와 의 · 치의 · 한의전원을 병행 운영하고 있는 곳은 앞으로 두 학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의 · 치의 · 한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도 예전처럼 의 · 치 · 한의대로 전환할 수 있다. 반대로 미전환한 대학이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꿀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사례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41개 의대 중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전북대 이화여대 등 15곳,병행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2곳으로 이들 상당수가 과거 의대 체제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의 · 치전원 입학을 염두에 두고 이미 대학에 입학했거나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충분한 경과 조치를 두고 전환해야 한다. 병행 대학은 현재 대학 1학년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까지 현 체제를 유지한 뒤 2015학년도부터 전환하고,의 · 치의 · 한의전원은 고교 2학년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연도인 2016학년도까지 현행 상태를 유지한 뒤 2017학년도부터 의 · 치대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과정에서 2년간 의사 수급의 공백을 막기 위해 각각 2년 전에 미리 예과생을 선발하게 된다. 또 의 · 치 · 한의대로 복귀하는 대학은 처음 4년간 총 입학정원의 30%를 학사 편입학으로 선발해야 한다.

교과부는 병행 대학의 경우 오는 8월20일,완전 전환 대학은 10월22일까지 학제 전환 계획을 제출받아 대학별 정원 조정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의사를 타진한 결과 완전 전환한 대학들 중에서는 절반가량이,병행 대학들 중에서는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사라지는 의전원

의 · 치의 · 한의전원은 2002년 1월 도입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학부 단계에서 4년간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학생들이 의 · 치의 · 한의전원에 입학해 4년간 의학을 배우도록 해 의사 문호를 개방하고 보다 전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갖춘 이들이 의사가 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교과부는 '두뇌한국(BK)21'사업 지원 등을 통해 그동안 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왔다.

그러나 '2+4(의예과 2년,본과 4년)'인 의 · 치의대에 비해 '4+4(학부 4년,전문대학원 4년)'인 의 · 치의전원은 기간이 긴 데다 수련 · 전공의 연령대가 너무 높아지는 문제가 불거졌다. 또 의 · 치전원이나 의 · 치대나 4년간 배우는 교육 내용이 사실상 같은데 의 · 치의전원생들이 의 · 치대생에 비해 배 가까이 많은 등록금을 내고 학위도 석사와 학사로 갈리는 기형적 상황까지 빚어졌다.

우수 인력이 의대로만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이공계 학부생이 모두 의 · 치의전원 준비에 매달려 '이공계 엑소더스'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능 최상위권 학생을 선점하려는 대학들이 기존 의 · 치대를 선호한 것이 의전원 폐지의 결정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교육계 후폭풍 거셀듯

사실상 의전원이 없어지게 돼 교육계도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우선 대학입시에서 의 · 치대 진학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는 의 · 치대 입시에 실패한 학생들이 생물학과 생명공학과 등으로 진학한 뒤 의 · 치의전원에 도전했지만 앞으로는 이들 대부분이 대입 재수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전환 첫 4년 동안 학사편입 비중을 30% 유지하도록 했지만 이후에는 대학들이 편입을 거의 뽑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KAIST나 포스텍 등으로 진학하는 영재학교나 과학고 학생들 가운데 학부 졸업 이후 의전원을 염두에 뒀던 학생들은 자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시장도 재편이 불가피하다. 의 · 치의학입문시험인 미트(MEET) · 디트(DEET)를 겨냥한 입시학원들은 사업축소가 불가피한 반면 대입 재수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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