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연간 막대한 돈 쏟아붓지만 기대 못미치면 본전 생각
아디다스·아르마니·모토로라, 베컴 출전 못해 수백억 허공에

데이비드 베컴 · 마이클 오웬(이상 잉글랜드),미하엘 발락(독일),마이클 에시엔(가나),루이스 나니(포르투갈),호나우두(브라질)….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영웅인 동시에 부상이나 부진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선수들이다. 이들을 후원하거나 광고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총 상금만 5000억원(4억1000만달러)에 가까운 '지구촌 축구 축제'에서 기업들의 간판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기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을 맞아 펩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광고의 주인공은 프랑스 공격수 티에리 앙리였다. 하지만 프랑스가 멕시코에 0-2로 지는 등 20일 현재 1무1패로 16강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그의 플레이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펩시로서는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 전선에서 늘 승리만 거두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대회가 취소돼 스폰서비를 고스란히 날리거나 후원 선수의 부진으로 마케팅 효과가 반감하는 사례도 많다. 오갑진 경동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는 "스포츠마케팅은 후원사가 분명한 목적을 갖고 뛰어드는 조직적인 마케팅 활동"이라며 "그만큼 리스크 요인이 숨어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드컵은 기업의 최대 테스트베드

스페인의 '미드필더 3총사'인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날)는 몸값 순위에서 메시(바르셀로나)와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선수들의 몸값(이적료)도 가장 높은 스페인이 스위스에 덜미를 잡힌 게 월드컵 초반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월드컵은 축구 선수와 기업들의 최대 테스트베드다. 후원사들이 선수를 통해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두는 엄격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월드컵 출전과 활약 여부에 따라 후원사들의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연간 수십억원을 쏟아붓지만 월드컵에 못 나오거나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줄 땐 본전을 찾기도 힘들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베컴이 아디다스,조르지오 아르마니,모토로라 같은 스폰서들로부터 4000만달러(440억원)를 챙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거둔 축구 선수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베컴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로써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인 아디다스의 손해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흥행 부진,대회 무산,뇌물 스캔들…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는 늘 리스크 요인이 내재돼 있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피언들이 참가하는 아시아 시리즈도 올해 열리지 못할 전망이다. 국가별 일정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흥행 부진 탓이 크다. 아시아 시리즈는 2005년부터 3년간 도쿄돔에서 열렸지만 흥행 실패로 적자가 나자 일본 코나미사가 협찬을 철회하면서 지난해 중단됐다.

흥행 부진은 스폰서 기업에 재정적 부담만 떠안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는 공짜표를 뿌리고 학생들을 동원했지만 전체 관람석(6만5000석)의 38%인 2만5000석밖에 채우지 못했다. 기업들의 동참으로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팬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대회 후원 효과가 지극히 낮았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가 송종국을 영입,2003년 국내 프로팀 부산 아이파크와 친선 경기를 갖는 코리아 투어를 실시했을 때도 유료관중은 당초 예상(3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6000명에 그쳤다. 김영환 우리캐피털배구단 팀장(당시 페예노르트 근무)은 "성급한 대회 진행으로 국내 에이전시가 대회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며 "후원 기업들도 효과 없이 비용만 지출하는 홍역을 치렀다"고 말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미국)은 스포츠 스폰서십과 관련해 가장 불명예스런 대회로 꼽힌다. 유치 과정에서 뇌물을 뿌린 게 알려져 후원사들이 올림픽의 긍정적인 이미지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수 불참 · 부진은 최악의 시나리오

올해 밴쿠버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대회 전부터 '스키 여제' 린제이 본(미국)을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섰다. 본은 활강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슈퍼-컴바인 등에서 우승을 기대했지만 동메달 한 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당초 '본쿠버(Vonncouver · Vonn+Vancouver)' 대회란 말까지 나돌았지만 본의 몰락으로 NBC는 광고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김성엽 CJ미디어 스포츠팀장은 "선수들의 이미지 실추는 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리스크가 큰 선수 후원보다 인기 높은 대회를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임원기/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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