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국제교육協 컨퍼런스 2010]

"아·태지역 경제·교육 불평등…토빈세 도입으로 해결 가능"

입력 2010-04-15 17:26 수정 2010-04-16 09:30
이두희 APAIE 회장-밥 호크 前 호주총리 대담
13억 중국인 세계무대 등장으로 경제중심축 아시아로 옮겨져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대…교육·인재양성 성장전략 펴야





친구가 운전하는 붉은색 중형차인 도요타 캠리 운전석 옆자리에 타고 15일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 컨퍼런스 2010' 개막총회에 참석한 밥 호크 전 호주 총리는 매우 소탈한 모습이었다. 1983~1991년 재임하면서 역대 호주 총리 가운데 호주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호크 전 총리는 "교육과 아 · 태지역,급변하는 세계는 평생 관심을 가져온 3대 분야"라며 "이 세 가지 주제가 한꺼번에 다뤄지는 APAIE는 아 · 태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대학들에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호크 전 총리는 개막총회 직후 이두희 APAIE 회장과 만나 '급변하는 세계 속 대학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이번 컨퍼런스의 미디어파트너인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대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이두희 APAIE 회장=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의 개혁과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밥 호크 전 호주 총리='급변하는 세계 속 대학의 대응'이라는 이번 APAIE 컨퍼런스의 주제에 크게 공감했다. 전에 한국의 포스텍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공계 분야에서 매우 높은 수준을 자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의 초고속 성장에는 교육으로 양성된 뛰어난 인재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다.

이 회장=급변하는 세계에 대한 호크 전 총리의 의견을 듣고 싶다.

호크 전 총리=1929년생인 나는 1950년대부터 줄곧 호주 교육계에 몸담았다. 내가 서호주대에서 연구를 시작한 이후 60여년간 전 세계는 로마제국의 줄리어스 시저 이후 2000여년간 세계가 변화한 것보다 더 크게 바뀌었다. 나는 기술혁명에 의한 오늘날을 인류사에 있어 '절대적으로 독자적인 의미가 있는 중요한 순간(absolutely an unique point in human history)'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교육이 이 같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대에 뒤처진다면 결과적으로 여러 좋은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회장=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변화상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호크 전 총리=아시아의 부흥과 구소련의 몰락은 20세기 세계사의 큰 사건이다. 특히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을 실시한 것은 20세기 세계사의 근본 틀을 바꾸는 최고의 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사건들도 덩샤오핑의 결정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후 연 10%씩 성장하는 중국을 탄생시킨 인류사에 있어 전무후무한 사건이 됐다. 13억 중국인들이 세계 경제무대에 등장하면서 세계경제 지형이 바뀌었다.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호랑이들'의 성장도 세계경제의 중심이 아 · 태지역으로 옮겨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2만달러대 부국이 됐고,1960년대 한국보다 산업화가 앞섰던 북한보다 40배 커진 경제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이는 모두 한국의 탁월한 교육에 힘입은 바 크다.

이 회장=아 · 태지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호주 대학들도 주목받고 있다.

▼호크 전 총리=지금껏 교육자로,정치가로 활동하면서 '교육'과 '아 · 태지역','급변하는 세계와 그로 인해 생기는 기회' 등 세 가지를 최대 관심사로 삼아왔다. 개인적으로 1947년부터 호주의 미래는 아 · 태지역에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호주 전체 수출의 60%를 아시아가 차지할 정도로 아시아와의 관계가 긴밀해졌다. 호주 대학들이 이 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회장=아 · 태지역 국가와 대학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다.

▼호크 전 총리=아 · 태지역은 아직 빈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아시아에서 9억명의 사람이 하루 1.5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나 전 세계적으로 극단주의가 창궐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토빈세(국제금융거래세) 도입을 통해,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 금융거래에서 1000달러 거래당 50센트씩 토빈세를 물리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450억달러를 거둘 수 있어 문제 해결 자금으로 쓸 수 있다.
▼이 회장=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교육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호크 전 총리=빈부격차,종교적 극단주의 등장,기후변화 대처 등의 주요 이슈에 대해 편견과 극단주의를 극복하고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교육은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교육은 사람들을 편견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무지와 불안은 좋은 정책의 최대 적이다.

▼이 회장=한국 정부가 급변하는 세계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어떤 교육정책을 취해야 하는지 조언해달라.

▼호크 전 총리=한국은 천연자원이 없지만 교육열이 높아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뛰어난 교육과 인재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의 중심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정리=김동욱/김미희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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