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에 종교 자유 촉구하고 김일성 만나 비핵화 건의했죠"

올해 구순을 맞은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김영사)를 출간했다.



문 총재는 이 책에서 일제 치하인 1920년 평안도 정주에서 태어나 기독교를 접한 이후 통일교를 창설해 190여개국에 3000만여명의 신자를 확보한 세계적인 종교로 키운 과정과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해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이름 석자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세상의 문제 인물이다. 돈도 명예도 탐하지 않고 오직 평화만을 이야기하며 살아왔을 뿐인데 세상은 내 이름 앞에 수많은 별명을 덧붙이고 거부하고 돌을 던졌다.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반대부터 했다. "

한국전쟁 때 피난지 부산에서 선교를 시작해 1954년 교단을 창립한 문 총재는 자신을 향한 기성 교회의 이단 · 사이비 논란과 비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또 1990년 소련을 방문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종교의 자유 허용과 한 · 소 수교,노태우 당시 대통령 소련 초청을 제안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가 북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였다. 이듬해 11월 김 주석을 만난 문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한반도 비핵화 선언 합의,국제원자력기구 핵사찰 협정 조인 등을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문 총재는 "사냥이며 낚시며 우리는 취미가 서로 통했다. 그러자 갑자기 할 말이 너무 많아져서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회고했다.



또 "김 주석이 '내가 죽은 후에 남북 사이에 의논할 일이 생기면 반드시 문 총재를 찾으라'고 김정일에게 신신당부했다니 서로 어지간히 잘 통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문 총재가 하나님을 만난 것은 열 살무렵 집안이 모두 기독교로 개종하면서였다. 특히 16세 되는 해 부활절 새벽 "고통받는 인류 때문에 하나님이 너무 슬퍼하고 계신다.



인류를 구해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라"는 예수님의 '특명'을 받고 평생을 종교와 인종의 울타리를 헐고 부자와 빈자의 틈을 메우는 데 헌신하기로 다짐했다.

그는 "참된 종교는 자기 교단을 희생해서라도 나라를 구하려 들고,나라를 희생해서라도 세계와 인류를 구하려 든다"며 자신이 종교 간의 화해와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일본,유럽은 물론 옛 소련과 아프리카,남미,북한까지 넘나들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국과 일본을 해저 터널로 연결하고 베링해협에 다리를 놓아 지구를 하나로 잇는 국제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글로벌 통합프로젝트도 제시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뜻을 세움에 있어 좁은 국토를 탓하지 말고 국경을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할 일을 찾으라.일신의 영달을 꾀하지 말고 사랑과 평화를 나누는 데 힘쓰라"며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