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식 에프알엠에스 대표(46)는 '외식전문 미스터리쇼퍼 컨설턴트'다. '미스터리쇼퍼(mystery shopper)'는 종전에 없던 새로운 직종이다. 일반 손님으로 가장해 소비자의 눈으로 서비스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모니터 요원을 뜻한다.

미국 일본 등에선 일반화됐지만 국내에선 호텔 등 일부 대기업에서만 시행해 오는 제도다. 민 대표는 이를 중소 외식업계로 확산시키고 있는 주역이다.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 여의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시절 일본으로 벤치마킹 투어를 가면서다.



성공한 일본 외식업체들이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미스터리쇼퍼제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국내에서도 사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힘입어 2007년 10월에 음식점을 정리하고 '1인 기업'을 창업했다.

그의 일터는 온라인커뮤니티 '다음카페 미스터리쇼핑'(cafe.daum.net/mysteryshopping)이다. 이곳에서 업무를 담당할 미스터리쇼퍼들을 정한다. 이들로부터 활동 상황을 듣고 결과 보고서도 받는다. 굳이 사무실을 두고 만날 이유가 없다.



민 대표의 최대 자산은 그동안 8시간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배출해낸 300여명의 미스터리쇼퍼 요원들.전문직종사자나 회사원,대학생,주부,고령 퇴직자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교육생 중 3명은 각각 부산과 대구,광주에서 아예 전업 컨설턴트로 나섰다. 민 대표는 통계처리나 프레젠테이션 작성,서비스개선교육,웹솔루션 개발 · 운영 등 아웃소싱 업무도 미스터리쇼퍼 교육생 중 적임자를 찾아 의뢰한다.

민 대표는 지금까지 본죽 와바 명인만두 등 1000여개 매장에서 미스터리쇼퍼 컨설팅을 수행하며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컨설팅과 교육,강연 등으로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각종 아웃소싱 비용과 경비를 뺀 순수익은 7000만원 정도다.



그는 "1인 기업은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와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구축한 인맥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프알엠에스 같이 창조적인 지식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고용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1인 창조 기업'이 자영업 포화에 따른 창업시장 위축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도충분히 조성됐다.



산업구조는 고도화되고 아웃소싱 시장이 커지면서 지식서비스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혼자서도 일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됐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1인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보기술 발달과 함께 1인 기업이 새로운 경제주체로 성장해 일자리 해결 및 창업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벤처 거품이 꺼진 2002년 실업률은 8%대에 달했다. 4년 후인 2006년엔 4%대로 떨어졌다. 다름 아닌 1인 기업 창업 붐 덕분이다.

국내에도 잘나가는 '1인 창조기업가'들이 많아졌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 등 유명 저술 · 강연가와 1인출판사를 운영하는 서사봉씨와 권선희씨,블로그에 요리정보를 제공하며 강연 · 기고 활동을 하는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 현진희씨 등이 대표적이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강혜진씨(29)도 이른바 '블루오션'을 개척해 성공한 케이스다. 강씨가 '1인 창업'에 나선 것은 2006년.결혼을 계기로 직장을 그만두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프리랜서 중 프로그램개발자는 많아도 웹디자이너는 드물었다. 강씨는 오히려 이 점에 착안했다. 결과는 성공적.



프리랜서로 나선 이후 일감이 떨어져 본 적이 거의 없다. 중개업체의 소개를 받아 대기업 홈페이지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재택 근무를 하면서 중소기업 홈페이지를 제작해 왔다. 강씨는 "3년여간 직장생활을 하며 쌓은 업무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면 1인 기업으로 재출발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직장다닐 때보다 창조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수입도 훨씬 많다"고 말했다.

창업전문가들은 전문적 기술이나 업무 노하우를 보유한 퇴직자와 고학력 실업자의 경우 '1인 기업'에 적극 도전해 보라고 조언한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외식 · 소매업 등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전공지식이나 그동안 해온 업무 경험을 살릴 수 있는 1인 창업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실패하더라도 투자비가 점포 창업보다 적기 때문에 부담이 작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정부도 지난해 11월 '앞으로 5년간 1인 지식기업 18만개 창출 방안'을 발표하는 등 1인 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부터 1인 기업들의 지식서비스 상품을 중개하는 '지식거래사이트(가칭 e-지식몰)'를 운영키로 했다. 1인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판로 개척을 위해 공신력있는 온라인 장터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물론 1인 기업도 다른 창업분야처럼 성공하기가 만만치 않다. 한국소호진흥협회(회장 박광회)가 최근 지식서비스분야의 700여개 1인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기업의 40%가량만이 해당 업종 평균 인건비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박 회장은 "1인 기업도 일반 창업처럼 사전에 철저한 사업성 검토와 시장 조사를 거쳐야 하고 블로그나 카페 등 온라인 활동을 통해 본인의 핵심 경쟁력과 이름을 알리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아웃소싱으로 저비용 수익구조를 갖추는 것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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