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한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박태환과 김연아,국민 남동생과 국민 여동생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박태환은 여름소년이고 김연아는 겨울소녀란다. 발상이 참 재미있다.

두 스포츠 스타를 어떻게 연결할지 쉽지 않았을 텐데 절묘하게 참 잘 풀었다. '어?박태환과 김연아가 사귀나?','두 사람,오누이처럼 잘~ 어울리는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박태환과 김연아는 속칭 '엄친아','엄친딸'이다. 외모 출중하지,십대 나이에 벌써 세계 정상에 올랐지,세대를 불문하고 인기 최고지….모델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80~90점은 따고 가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매우 적절한 아이디어와 카피,그리고 완성도가 더해졌으니 이 광고가 인기를 누렸던 것은 당연하다.

스포츠 스타들이 각광받는 시대다. 각 방송사의 연예 프로그램에서도 인기 탤런트나 가수들을 제치고 섭외순위 1위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자 한판승의 최민호,윙크보이 이용대 등 젊은 선수들이 급부상했다. 그 중에서도 박태환과 김연아는 모델 파워 면에서도 단연 압권이다.



"여름소년은 그저 물이 좋았습니다. "

"겨울소녀는 그저 얼음이 좋았습니다. "

"큰물에서 좀 놀다 오겠습니다. "

아니나다를까. KB국민은행 광고는 홈런을 날렸다. 광고계의 비공식 금메달을 딴 셈이다. 모델 섭외에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몰라도 이를 뺀 순수 광고제작비만 보면,참으로 알뜰하게 제작한 광고다. 동영상과 스틸컷 제작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천지차이다. 훈련에 여념이 없을 이들의 시간을 빼앗지 않겠다는 배려도 엿보인다. 그럼에도 이 광고의 완성도는 높았다.

자칫하면 단조롭기 쉬운 스틸컷이 마치 영화처럼 이어졌으며,깔끔한 편집과 함께 역동적인 리듬과 가사의 노래 '픽처스 오브 유(Pictures of You)'를 만나면서 더 극적으로 변했다.

특히 이중적 의미를 지닌 카피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국민이 만듭니다"는 어려운 시기를 국민의 힘으로 잘 극복할 수 있다는,나아가 KB국민은행이 함께 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박태환의 맑고 순진한 미소와 김연아의 밝고 상큼한 표정.마치 동네 오빠 동생 사이로 보이는 다정한 모습.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면서 희망을 느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 봐도 지루해하지 않았다. 그만큼 광고에 대한 호감도가 최고점을 찍었다는 이야기다. KB국민은행은 박태환과 함께 한국 수영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을 누렸고,김연아와 함께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킨 그랑프리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세계 정상의 금융기업들과 상대하기에 손색없는 기업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수영과 피겨는 관심 밖의 스포츠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바뀌었다. 물론 이는 박태환과 김연아의 활약이 일등공신이다. 광고모델들이 펼친 환희의 드라마가 그동안 KB국민은행이 진행했던 캠페인인 '대한민국 1등을 넘어'와 연결돼 KB국민은행이 추구하는 세계 정상의 금융브랜드를 향한 이미지를 강화시켜 줬다.

거창하게 애국심을 호소하지도 않았고 올림픽 후원사로서 자랑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간결한 메시지와 탁월한 모델 캐스팅,그리고 적절한 아이디어가 접목돼 인상적인 광고를 남겼다.

조문형(광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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