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한국에서 개봉 예정인 픽사의 3D(3차원) 애니메이션 '월-E(Wall-E)'에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나온다.

700년 후 미래에서 날아온 최첨단 로봇 '이브'다.

희고 날씬한 몸체와 버튼 하나 없이 단순한 디자인이 어딘가 익숙하다.

'아이포니악(아이팟 마니아)'이라면 눈치 챘겠지만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연상시킨다.

애플의 디자인실에서 만들어진 것 같은 이 캐릭터는 실제로 애플과 픽사의 협업이 이룬 성과다.

픽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만든 회사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16일 애플의 디자인실장인 조너선 이브가 픽사의 캐릭터 디자인 과정에서 특별 자문을 해 줬다고 전했다.

'월-E'의 감독 앤드루 스탠튼은 "미래에서 온 로봇 '이브'는 모든 기능이 내부로 숨어 이음매가 없고 매끈한 모습이어야 했다"며 "작업 결과 애플의 '아이팟'과 애플컴퓨터가 그 전형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아이팟'과 '아이맥''아이폰' 등 혁신적 디자인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던 조너선 이브는 이를 구현할 적격자였다.

스탠튼의 요청을 받은 조너선 이브는 픽사의 작업팀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날아왔고 며칠간 함께 작업했다.

그 결과 실제 판매되는 제품을 모델로 한 첫 영화 캐릭터가 탄생했다.

'이브'는 애플 설립자 잡스가 강조해 온 '정보기술(IT)과 문화의 크로스오버'를 상징하기도 한다.

잡스는 1986년 애플에서 쫓겨난 뒤 픽사를 사들여 성공적인 3D 애니메이션 회사로 키웠다.

이후 애플 CEO로 재기에 성공한 2006년 픽사를 월트디즈니에 팔았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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