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C버클리 우주과학硏




1999년 사상 최대 규모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작업



'SETI@home' 프로젝트 착수



전세계 네티즌들



PC로 프로그램 다운받아 동참



"이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는 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예요."

앨리 애로웨이는 어렸을 때 밤마다 누군가와 교신이 되기를 기다리며 단파 방송에 귀를 기울이던 소녀였다.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대학 졸업 후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일주일에 몇 시간씩 위성으로 외계 지능 생물의 존재를 찾던 앨리는 어느날 아침 베가성에서 어떤 메시지를 수신했다.



이 메시지에는 은하계를 오갈 수 있는 운송수단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가 담겨 있었다.

1997년 제작된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택트'의 스토리다.



이 영화가 'ET'와 다른 점은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그들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1978년부터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아온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우주과학연구소는 이 영화가 나온 지 2년 뒤인 1999년 사상 최대 규모의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작업인 'SETI@hom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인터넷에 연결된 전 세계의 PC를 이용해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의 한 계곡에 있는 세계 최대의 아레시보(Arecibo) 전파 망원경이 수신한 전파를 분석한다는 점이다.



네티즌이 프로젝트 홈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를 받아 설치하면 PC가 사용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외계에서 온 전파의 특정 대역을 분석해 인위적인 신호가 들어 있는지 밝혀내는 작업이 실행되는 것이다.

■ SETI@home은 어떻게 돌아가나

·아이디어 제안: 1995년 데이비드 제다이

·아이디어 실행: 1999년 5월

·전파 수집: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등록 네티즌: 약 500만명

·실행 네티즌: 약 17만명

·실행 컴퓨터: 약 32만대

·스폰서: The Planetary Society,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이 같은 방식을 처음 제안한 것은 1995년 데이비드 제다이(이름조차 스타워즈를 연상케 하는 '제다이(Gedye)'다!)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이 너무 커서 이전에 사용하던 슈퍼컴퓨터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어느 정도 데이터가 수집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이 방대한 작업을 한 기관이 자체 비용을 들여 추진하기에는 비용 부담도 너무 컸다.

다행히 네티즌들의 호응도는 컸다.



현재까지 전 세계 500만명가량의 네티즌이 이 프로그램에 등록했으며 이 중 17만명이 32만대의 컴퓨터로 이 작업을 열성적으로 수행하고 있다.(註)

그런데 최근 이 프로젝트는 또 다른 문제를 맞이했다.



지름이 300m에 달하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에 더 정밀한 전파수신장치 7기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수집되는 외래 전파 자료의 규모가 500배가량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의 에릭 코펠라 박사는 "새 기기가 생산하는 데이터는 하루에만 300기가바이트(Gb), 연간 100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국회도서관에 있는 데이터의 규모와 맞먹는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댄 워시머 박사는 "새 기기를 가동함으로써 SETI@home의 기능이 500배 더 강력하다는 것은 우리가 외계인(ET)을 찾을 가능성이 이전보다 500배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파 망원경으로 수신하는 신호의 대부분은 잡음이다.



우주공간에서 발생하는 잡음, 수신기의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잡음, 그리고 방송국이나 인공위성 레이더 등에서 나오는 인간의 신호들도 섞여 있다.



새 기계의 기능이 강력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민감하게 외계에서 오는 전파의 신호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기기는 또 이전 기기의 7배나 넓은 공간에서 40배나 넓은 범위의 주파수대를 동시에 체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어딘가에 전파 신호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주파수를 이리 저리 돌리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수의 라디오 채널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처럼 늘어난 정보량 덕분에 지난 7일 이 연구소는 전 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는 연구에 더 많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지구인들은 이제서야 하늘의 전파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만약 외계에서 오는 전파가 있다면, 네티즌 중 누군가는 반드시 이를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워시머 박사의 말이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프로젝트 홈페이지(setiathome.berkeley.edu)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한국어 사이트가 나온다.



팀을 이루거나 개인별로 작업할 수 있으며 각각 순위가 매겨져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재는 무려 2만632명이 참가한 독일팀이 압도적인 차로 1등을 하고 있다.



가장 우수한 개인 참가자도 독일인이다.



이외에도 중국팀, 체코팀, 미 해군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팀을 이뤄 이 같은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러분도 오늘 당장 외계인 찾기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註) 이 같은 모델이 호응을 얻자 과학자들은 이 아이디어를 관련된 다른 프로젝트에도 대입하기 시작했다.



3차원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한 folding(접힌 것을 펼치고 풀어낸다는 뜻)@home이나 여러가지 우주의 모습을 모델링하는 cosmology(우주론)@home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전 세계 네티즌의 PC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버클리에서 만든 'BOINC'이라는 프로그램이다.




'Berkeley Open Infrastructure for Network Computing'의 약자다.



SETI@home의 디렉터인 데이비드 앤더슨이 개발했다.



BOINC를 사용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수는 현재 총 42개에 이른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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