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오전 9시가 되자 군악대의 연주가 시작되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가 단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가장 먼저 박수를 치며 입장했고 그 뒤를 이어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두손을 모아 흔들며 나타났다.

장 전 주석은 국가원로 자격으로 주석단에 앉았지만,권력서열 1위의 후 주석 바로 다음에 입장했다.

이는 후 주석의 집권 1기 5년 동안 나타난 '후-장'의 권력분점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17기 지도부 선출에도 후 주석이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전날 이번 전대에서 퇴진이 예상되고 있는 쩡칭훙 국가부주석이 전대를 주관하는 비서장으로 선출됐다.

쩡 부주석은 후 주석과 경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로 상하이방(장쩌민을 축으로 한 상하이 출신의 정치세력)의 대표격이다.

전국대표대회 비서장은 주석직에 오르기 전 후 주석이 맡았던 자리로 그만큼 비중이 크다.

부비서장에도 정치국 상무위원단 진입이 유력시되는 허궈창 중앙조직부장,저우융캉 공안부장 등 장쩌민 전 주석 계열 인사들이 임명됐다.

이와 관련,올해 68세로 고령인 쩡 부주석이 자신은 퇴진하는 대신 두 명을 상무위원으로 추천해 관철시켰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시진핑 상하이시 서기가 갑자기 부각되며 후 주석의 후계로까지 거론되는 것도 장 전 주석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시진핑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상무위원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부터 후 주석의 유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장쩌민 전 주석이 지난 1년간 베이징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이번 인사에 힘을 쏟았다"며 "친정체제 구축을 시도한 후 주석과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였고 결국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당초 후 주석 직계로 정치국 상무위원이 채워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리커창 랴오닝성 당서기를 제외하고는 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 청년단 출신이 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절대권력자 1인에 권력이 집중되던 시대는 지나갔고 집단적 지도체제가 자리를 굳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권력 내부에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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