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달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59)은 요즘 좋아하는 주말 산행을 거의 못한다.

휴일에 치러지는 각종 국가자격 시험장이나,주말에 특히 붐비는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등을 찾는다.

산업인력공단의 일선 업무가 발생하는 '현장'들이다.

그래서일까.

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3월 그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조직이 활기차게 움직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 결과 정부 산하기관 경영 실적 및 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 노동부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노동부 산하가 아닌 전체 정부기관 중에서도 '톱'을 다투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의 산업인력공단에서 김 이사장을 만났다.

-산업인력공단의 역할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직업훈련 기관으로만 알려져 있었는데요.


"과거에는 단순히 기능인력 양성 기관의 역할을 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평생학습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100세 장수사회'라는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우리 공단은 학습 기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고령층 등에 대해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것을 중요 임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고령자들의 능력개발을 어떻게 지원합니까.

"대기업 직원들의 직업훈련 참여율이 80%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직원들은 10%에도 못 미칩니다.

교육 시설,비용,대체 인력 부족 등 전반적인 여건이 열악한 탓이지요.

따라서 중소기업을 학습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인력채용 비용,컨설팅,훈련비 및 교육 기자재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위해서는 지난해 공단이 선정한 126개 관련 기관에서 41개 직종 8000여명에 대해 무료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젊은층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공단에서 하고 있는 해외 취업 지원 사업인데요.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일자리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구직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요.

특히 국내 일자리 전망이 상당기간 불투명한 만큼 해외 취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업입니다.

취업준비,고시준비 등으로 젊음을 낭비하는 대신 해외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유망한 분야는 어떤 것들입니까.

"일본의 경우 한·일 간 IT(정보기술) 분야 자격 상호 인정 협정이 체결돼 있고,150만명에 이르는 IT 인력 부족난으로 해외 인력 도입을 장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증가로 재무,인사,무역 업무 등에 연간 5만명 정도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앨버타주의 오일샌드 개발로 연간 2만명의 외국 인력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간호사 분야에서 12만명의 인력이 부족하고 회계사,수학·물리·자연과학 교사 등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도 많습니다.
또 중동지역은 여성의 사회활동 제약으로 항공 여승무원이 취업 유망 분야로 꼽힙니다."

-그동안의 해외 취업 성과는 어느 정도입니까.

"2005년 이후 매년 1500명 안팎의 구직자에 대해 해외 취업을 성사시켰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해외 기업이나 조직의 알선 요청에 따라 사람을 구해주는 단순한 체계로는 구인·구직 수요를 다 맞출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캐나다와 교육훈련 프로그램 이수 및 자격증 획득을 모두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쪽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들여와 국내에서 훈련을 시키고,캐나다 자격증 관리 기관에서 관장해 한국에서 자격증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지요."

-앨버타 오일샌드 구인 프로그램의 경우 관심은 많았지만,실제 취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지원자는 1500명이나 됐지만 캐나다 측에서 요구하는 언어 및 자격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가 조직적으로 인력을 선발해서 그쪽에서 요구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인력을 훈련시켜 공급해줄 필요성이 그래서 생기는 것입니다."

-역시 해외 취업을 위해서는 영어가 가장 중요하네요.

"그렇습니다.

해외 취업에서는 영어가 단연 가장 큰 무기입니다.

단순히 토플,토익 성적이 아니라 고용주가 요구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어야 합니다.

또 해당 분야의 근무 경력과 필요한 경우에는 자국의 자격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해외 취업은 '장기전'으로 봐야 합니다.

취업비자를 받고 출국하는 데 최소 3개월에서 3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해외 취업 활성화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나 조직 단위로 접촉을 해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근무조건 등이 구직자의 예상과 어긋나는 등 사후 문제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개별 기업이 아닌 해당 국가와 포괄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 취업 대상층을 넓히기 위해 지난 5월 군 제대 장병 해외 취업 알선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국방부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장교나 하사관 등을 대상으로 전역 후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군생활 중 사전에 해외 취업에 필요한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560여개 국가자격시험을 통합 관리하는 데 이어 최근에는 공인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의 시험관리 기관이 인력공단으로 바뀌었지요.

"과거 회계사시험 등에서 문제가 유출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공단과 같이 국가시험 관리 전문기관이 통합 관리하면 시험의 투명성 제고와 함께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통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은 외국인 고용허가제 운영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연수생 제도를 폐지하고,고용허가제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외국 인력 수급 문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작년 3월 평균 99일 정도 걸리던 외국인 근로자 입국 기간이 최근에는 75일로 크게 단축됐습니다.

앞으로 해당 국가 행정전산망 체계가 갖춰지면 입국에 따른 소요 기간이 더욱 줄어 기간 문제는 거의 해소될 것입니다.

산업연수생제 아래에서는 입국 과정에서 알선기관,사후관리 업체,브로커들에 의해서 많은 잡음이 있었지만 고용허가제는 정부 간 협약에 따라 인력 도입이 이뤄지는 만큼 투명성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정리=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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