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단체 헌법소원 제기키로



정부가 지난달 22일 기자실 통·폐합을 골자로 한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새로운 언론통제로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사자인 언론사와 기자들은 물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시민단체와 학계·법조계가 한 목소리로 정부의 '방안'을 비난하고 나섰다.

법조 일각에서는 위헌소송까지 제기키로 했다.

국회에서는 언론 정책 주무부처인 국정홍보처를 아예 폐지하거나 기능을 축소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내용과 배경이 무엇인지,왜 논란이 일고 있는지 알아보자.

◆정부 "취재지원의 선진화다"

선진화 방안은 총리실,재정경제부,외교부 등 각 정부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37개의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기자실)을 오는 8월부터 통·폐합해 운영한다는 게 골자다.

예컨대 총리실 1개,통일부·행정자치부·교육부 1개,외교부 1개 등 모두 3개인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의 기사 송고실은 1개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통·폐합의 보완책으로 전자브리핑 제도를 도입하고 정보공개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자브리핑제는 기자들이 굳이 정부 부처를 방문하지 않고도 취재할 수 있도록 브리핑 내용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동영상 중계하는 시스템이다.

질의응답 역시 마찬가지.정보공개법은 공익상 필요한 경우 비공개 대상 정보를 적극 공개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효율적 취재지원을 위한 선진적 '원스톱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자브리핑제는 프랑스 외교부에서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언론 "취재활동 봉쇄조치다"

언론사와 기자들은 180도 다른 시각이다.

선진화 방안의 요체는 기자들이 취재원(정부 관계자)과 얼굴을 맞대고 접촉하거나 부처 사무실을 방문하는 취재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명분만 그럴듯한 선진화이지 숨은 의도는 정부 및 정책 관련 정보들에 대한 접근을 막는 언론통제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자들은 현실적인 불편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중앙청사의 예와 같이 기사송고실이 3개에서 1개로 줄어들면 취재활동이 한층 위축될 수밖에 없다.

취재원(이 경우 공무원)과의 사전 약속이 없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도 없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기자들은 이번 조치는 "정부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라는 것이고,더 이상의 심층 취재는 불가능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 등은 "국정 정보에 대한 언론의 접근기회를 최대한 차단해 결과적으로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자 하는 반민주적 취재봉쇄 조치"라고 비난하며 통·폐합 추진안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법조 "위헌소송 제기하겠다"

시민단체,학계,법조계는 선진화 방안이 제대로 된 여론조사조차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된 근원을 문제 삼고 나섰다.

한마디로 노무현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이 만들어낸 '분풀이식 언론정책'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 1월 각 언론들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증진 정책 방안을 정부의 입맛에 맞게 기사화하지 않고 오히려 재원조달 계획이 부실하다는 방향으로 일제히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이에 격분,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한다.

기자들이 보도자료를 가공하고 담합하는 구조가 있는지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대표 이석연 변호사)'은 지난달 22일 "정부 부처 내 기자실은 정부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제공된 장소"라며 "이를 일방적으로 통·폐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통·폐합을 주도한 국정홍보처를 폐지해야 한다는 법안을 지난달 28일 당론으로 확정했다.

어떻든 이번 기자실 폐지 문제는 그동안 친정부적인 논조를 펴왔던 언론사들까지 일제히 반대의견을 내고 있을 만큼 반발이 심하다.

김홍열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기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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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어떻게 취재를 하나



기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어떻게 취재하고 보도할까.

무엇보다 취재활동의 기본은 취재원(정부 관계자)과의 만남을 통한 정보 획득이다.

하나는 정부로부터 정책홍보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공급받거나 브리핑을 듣는 것이고,아니면 열심히 발품을 팔아 실무 관계자들을 직접 취재해 '기삿거리'를 발굴해 내는 게 다른 하나다.

보도자료는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 내용만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책의 숨겨진 의미와 효과,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취재해야 한다.

특히 정책이 장밋빛 일색일 경우 예산 등의 대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국민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정밀하게 분석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을 홍보만 하는 '받아쓰기 기자'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언론 본연의 역할인 권력감시도 불가능하다.

정부가 정책이나 특정사건에 대해 기자를 상대로 설명하는 브리핑 행사는 정례,비정례로 열린다.

기사 마감시간을 코앞에 둔 브리핑은 기자들의 피를 말린다.

예리한 질문을 퍼부어도 당국자가 "나는 모른다" "알아보겠다"고 얼버무리기라도 하면 허탈 그 자체다.

실무 관계자를 취재할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퍼즐조각 맞추듯 해야 큰 줄기를 잡을 수 있다.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한 관계자에게서 들은 말을 다른 관계자들에게 재차,재삼 확인해야 할 때도 다반사다.

평소 친분과 인맥 없이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다.

기자들이 기자실에서 담합해 기사를 쓴다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다.

기자 개개인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특종과 낙종의 갈림길에서 하루하루 희비가 교차한다.

취재현장은 다른 기자와 차별화된 기사를 생산해 내기 위한 치열한 자유경쟁시장이다.

취재 일선 기자들이 이런 취재 과정을 거쳐 기사를 작성해 보내면 신문과 방송의 편집국·보도국은 기사의 경중을 판단해 기사게재·방송 여부,기사 크기,지면배치·방송순서 등을 결정한다.

물론 기사에 대한 최종 판정은 독자나 시청자들의 몫이다.

누가 봐도 문제점 투성이인 정책을 기자들이 하나같이 비판한 것을 획일적으로 담합했다고 몰아붙일 순 없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면 그렇게 진실대로 쓰는 것이 언론의 책무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취재원 접근 등 취재활동을 통제할수록 정부와 국민 간 거리는 멀어지고 권력자 스스로도-상황을 올바로 판단하지 못해-실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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