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 이민 2세가 기발한 도메인(인터넷 주소) 사업 아이디어로 3억달러(약 2800억원)가 넘는 재산을 쌓으며 인터넷 재벌로 성장했다.

CNN의 자매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2.0은 22일(현지시간) '인터넷을 소유한 사나이'라는 제목의 표지기사를 통해 "평범한 한국계 이민 2세가 지금껏 언론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며 닷컴계의 가장 강력한 거물(mogul)로 우뚝 솟았다"며 '케빈 함(Kevin Ham)'이란 이름을 가진 한국계 이민 2세의 비즈니스 성공스토리를 소개했다.

비즈니스 2.0에 따르면 현재 그가 소유하고 있는 도메인은 30만개에 이르며,운영하고 있는 벤처회사들은 연간 7000만달러(약 65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인벤트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케빈 함이 자신의 도메인 사업을 크게 성공시킨 아이디어는 놀랄 만하다.

그가 주목한 것은 네티즌의 실수다.

보통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검색할 때 주로 검색엔진 사이트를 이용한다.

하지만 상당수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도메인명을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해 찾기도 한다.

이럴 경우 흔히 마지막에 가장 일반적인 최상위 도메인인 '.com'을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많은 사람이 '.com' 대신 실수로 '.cm'을 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함씨는 이 같은 점에 착안,'.cm'으로 끝나는 모든 도메인을 자신이 만든 'Agoga.com'이란 사이트로 야후를 통해 재연결하도록 만들었다. 관련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야후를 중간 통로로 이용했다. 예를 들어 'beer.cm'이란 도메인을 입력하면 이것이 'Agoga.com'으로 재연결되고 이 웹페이지에는 각종 맥주 관련 사이트나 광고가 나타나 네티즌의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naver.cm'(네이버.cm)을 입력해도 이 역시 'Agoga.com'으로 재연결되고 마치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 모양의 웹페이지가 꾸며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이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1년여 전 카메룬 정부와 접촉했다.

한국의 국가 최상위 도메인이 '.kr'이듯 '.cm'은 카메룬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 최상위 도메인이기 때문.그는 절친한 친구와 함께 카메룬 수도 야운데로 날아가 에프라임 이노니 카메룬 총리와 만나 그들이 착안한 기법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한다.

결국 함씨 일행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카메룬 정부의 허락을 받아낸다.

관련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 몇 개의 좋은 도메인을 갖고 있던 그는 '.cm' 사용권까지 얻어내 비즈니스가 번창하면서 광고 수입 및 일부 도메인 매각 등으로 3억달러의 재산을 쌓았다.

그는 '.co'나 '.om' 등의 국가 최상위 도메인도 얻기 위해 콜롬비아·오만 정부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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