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시 재생 사업'의 시범 지역인 '가정오거리 입체도시 개발 사업'이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도시 재생사업은 서울의 뉴타운처럼 도심 재개발사업구역의 규모를 광역화하고 사업추진 주체도 지방자치단체와 주택공사 등 공공 기관이 맡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가정동 일대 주민들은 인천시와 주공이 개발지역 내 토지를 환지 방식이 아닌 현금으로 보상하는 전면 수용 방식으로 결정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보상금이 땅값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현지 재정착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까지 경인고속도로 등 교통 시설을 지하로 배치하고 지상에 주거·상업 시설을 건설해 첨단 입체도시를 만들겠다는 인천시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선진국형 입체 도시로 개발


가정오거리 도시 재생사업은 가정동 일대 29만여평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와 같은 입체 도시로 만드는 재개발 사업이다.

경인고속도로를 직선화해 서곶로,지하차도 등과 함께 지하에 건설하고 이와 연계된 업무·상업·관광·주거 시설 등은 지상에 조성하게 된다.

가정동 일대는 송도·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의 발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교통 거점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2005년 지정한 24개 도시 재생사업 가운데 이곳을 선도 사업으로 정해 완공 시점을 당초 2020년에서 2013년으로 앞당겼다.

◆'보상금,전세금도 안 돼' 주민 반발

이에 대해 가정동 주민들은 대부분 지분 10평 이내의 단독·다가구 주택과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환지 방식이 아닌 수용 방식으로 보상할 경우 보상금이 너무 적어 현지 재정착 및 이주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지장물 조사는 주민들의 저항으로 진척도가 5% 선에 머물러 있다.

2000년 18평 빌라를 7000만원에 매입했다는 주민 이항우씨는 "현재 3500만원으로 나오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보상금이 7000만원 정도 나올 것 같다"며 "이 자금으로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도 전세를 살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청아공인 관계자는 "2005년 가정동 전면 수용 방침이 발표되자 투자자들이 인근 신현동 등으로 몰리면서 외곽 땅값만 크게 뛰었다"며 "검단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천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도 주민들에게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가정동 연합주민대책위원회는 구체적인 재정착 대책이 나올 때까지 지장물 조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한 주거 시설의 건설원가 공개,전매 허용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점포 세입자,상가 빌딩 소유자 등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장물 조사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주민들 간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와 주공 측은 난감

시행자인 인천시와 주공 측은 난감한 표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공사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효율적 진척을 위해 전면 수용이 불가피하다"며 "상반기 중 보상 착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13년 완공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주공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가정동은 좁은 땅에 지나치게 많은 주민이 살고 있는 게 문제"라며 "입체 도시에는 업무·상업시설 비중이 커 원주민 모두에게 입주권을 주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와 주공 측은 인근 42만여평의 가정 택지개발사업지구와 연계한 재정착 대책 등 여러 보완책을 고려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입체 도시란

도로·공원 등 도시 기반시설을 묶어서 지상과 지하 등에 일괄 조성하고 나머지 상업·업무·주거 시설 등을 이들과 연계해 개발하는 도시를 말한다.

입체 도시는 도심 역세권이나 낙후된 교통 요지,외곽 신도시 등을 개발할 때 주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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