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겅호온라인은 21일 오사카 증시 공시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다음 달 7일 한국 법인 겅호코리아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겅호코리아 설립은 일본 온라인게임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상륙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겅호온라인은 공시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을 해외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하는 등 글로벌 게임사업 기반을 다져왔다"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인재가 많고 해외사업 노하우가 풍부한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겅호코리아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와 유통은 물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겅호온라인은 일본에서 한국 그라비티의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해 시가총액이 한때 5조원에 달했다.

소프트뱅크는 온라인게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자회사 EZER를 통해 4000억원을 주고 아예 그라비티를 인수했고 이번에는 현지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온라인게임 본고장'인 한국에 본격 진출했다.

겅호코리아의 자본금은 3억원이며 겅호온라인이 지분 100%를 출자했다.

대표이사로는 박수홍씨를 내정했다.

박씨는 한때 그라비티에서 일본 사업을 담당했다.
게임업계는 겅호코리아가 계열사인 그라비티와 게임사업 영역을 조율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겅호온라인과 그라비티의 합병을 검토한 바 있다"며 "합병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해 수익을 올리는 겅호온라인으로서는 온라인게임 개발력을 갖춘 그라비티와 합병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겅호온라인은 지난해 전년 대비 20% 늘어난 68억2500만엔의 매출을 올렸으나 그라비티의 매출은 27%나 줄었다.

게임업계는 소프트뱅크의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단숨에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잠식하진 않겠지만 자본력이 막강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또 소프트뱅크가 '데려온 자식'인 그라비티보다는 '내 자식'인 겅호온라인에 힘을 실어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라비티측은 겅호코리아와 그라비티가 별개의 회사로 움직이고 겅호코리아 설립이 그라비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그라비티 경영진조차 겅호코리아 설립건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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