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7시5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L빌라 2층 이모(22)씨의 원룸 주택 화장실에서 탤런트 정다빈(27.여.본명 정혜선)씨가 수건걸이에 목욕용 타월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남자친구 이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정씨가 어젯밤 술에 많이 취해 우리 집으로 데려왔는데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니 욕탕에서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9일 자정께 강남구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친구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술에 취해 못 일어나겠다.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했다.

정씨를 데리러 온 이씨는 이들과 어울려 함께 술을 마셨고 10일 오전 3시10분께 만취상태인 정씨를 데리고 나와 20여분 뒤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오전 7시50분께 눈을 뜬 이씨는 바닥에 누워있던 정씨가 보이지 않자 집안을 뒤져보다가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정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뤄 정씨가 발견 직전인 오전 7시30분에서 7시50분 사이에 숨진 것으로 보이며 외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신을 본 검안의는 정씨의 사인을 스스로의 힘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로 추정했다.

정씨는 9일 오전 5시께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마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복잡해서 죽을 것 같다.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중략)...내가 나를 잃었다고 생각했었고 나는 뭔가 정체성을 잃어갔었다.

."라며 최근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정씨는 또 가수 유니(본명 허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같은 미니홈피에 올린 `멍'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 번도 마주쳐본 적도 없지만 너무나 갑작스러운, 안타까운...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 부디 편안하시길... 머리가 멍...하다.

.."며 큰 충격을 받았음을 나타냈다.

서울 모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남자친구 이씨는 경찰에서 정씨와 만난 지 6개월 정도 됐으며 "요즘 일거리가 없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족들도 "소속사를 옮기고 그 과정에서 친한 매니저가 구속돼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데뷔 시절부터 정씨와 함께 일한 매니저 A씨는 정씨의 출연료 문제 등으로 전 소속사와 법정 분쟁에 휘말려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이씨 및 유족들의 진술과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일단 정씨가 연기와 소속사 문제 등에 관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00년 SBS 시트콤 `돈.com'으로 데뷔한 정씨는 드라마 `논스톱3'와 `옥탑방 고양이', 영화 `그 놈은 멋있었다' 등에 출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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