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시청 근처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정모씨는 요즘 출퇴근 스트레스가 크게 늘었다. 12월부터 개통된 용산로 중앙차로제 실시 이후 출퇴근 정체가 심해졌고 사고 위험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차선이 줄어든 데다 교통신호도 바뀐 도로상황에 맞춰져 있지 않아 교통 흐름이 자주 막힌다.

무엇보다 한강대교 진입 전부터 중앙차선으로 진입하려는 버스들로 인한 위험도 커졌다. 노량진에서 버스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씨도 전용차로의 덕을 못보기는 마찬가지다.

버스가 전용차로에 진입하기 전부터 교통체증이 빚어져 일반 도로상에 멈춰서는 바람에 출퇴근 시간이 종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공무원들의 준비 안 된 정책과 탁상행정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용산로와 마포로는 새로 도입된 버스중앙차로제로 인해 새 교통정체지역이 돼 버렸다. 비교적 한가한 낮시간대에도 차량이 길게 늘어서 '24시간 길이 막힌다'는 운전자들의 불평이 높아졌다.

한 택시 운전자는 "용산로에는 버스전용차선이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도 버스 흐름이 괜찮았다"며 "버스 중앙차로제 도입으로 교통지옥이 되는 바람에 택시 운전자들 사이에 용산로는 이제 기피 도로가 됐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중앙차로제 도입 한 달이 지난 26일에야 신호등 개선작업 등을 통해 교통체증이 다소 줄었다고 해명했다.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북구를 비롯한 서울 상당수 지역에선 멀쩡한 도로를 파헤쳐 상하수도 공사를 다시 하거나 도로포장을 하는 '연말행사'가 반복됐다.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서라도 올해 책정된 예산을 써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도로 개보수 등의 공사를 펼치고 있는 것.

최근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연말 회식 후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회식비를 주겠다'는 제안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해외언론에서도 여성부의 이벤트를 '토픽'으로 다루면서 국제망신까지 샀다.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지난 9월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국정홍보처는 '투기시대의 종말-참여정부 부동산정책 길라잡이'라는 제목의 정부 부동산정책을 자화자찬하는 홍보용 책자를 각 부처 및 산하기관,공공도서관 등에 대량으로 배포,국민의 눈총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조직의 운영이 합리성보다는 비합리적인 심리작용에 의해 좌우되고 공무원은 서로를 위해 일을 일부러 만든다는 '파킨슨법칙'의 부작용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무원 사회의 고질적인 무사안일주의와 한건주의,지자체장들의 실적주의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영한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조직은 사기업과 달리 본질적으로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 조직이 전문직이 돼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해 여러 시민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이태훈·이호기 기자 kimd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