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명의 위성도시 성남은 구(舊)시가지와 분당 신도시로 크게 나뉜다.

서울의 송파구와 가까운 성남 구시가지에는 이 지역 최대 상권인 신흥역이 위치해 있다.

1996년 개통된 지하철 8호선이 성남의 주요 상권인 모란역 신흥역 단대오거리역 등을 경유하면서 역세상권이 줄지어 형성돼 있다.

신흥역 상권에는 단국대 경원대 신구대 등 대학 세 곳과 중고등학교 세 곳에 다니는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워 방과 후면 10대와 20대 유동인구가 끊임없이 몰려든다.

성남 일대에서 술집,노래방,카페 등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어 밤에는 직장인들도 가세한다.

신흥역에서 수진역까지 연결되어 있는 중앙지하상가는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유동인구는 성남 지역 다른 상권보다 낫지만 2~3년 전보다는 경기가 고개를 숙였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반응이다.

신흥역 3번 출구에서 다음 역인 수진역까지 이르는 대로변은 이곳의 최고 노른자 상권이라 할 수 있다.

의류,패스트푸드,카페,게임장 등이 대로변에 몰려 있고 이면골목 구석구석에는 호프,주점,분식점 등이 포진해 있다.

이곳의 점포시세는 1층 30평 기준 권리금 2억~3억원,보증금 1억~2억원,임대료 600만~800만원을 호가한다.

서울 도심상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높은 권리금을 감수하고 매장을 얻어 들어간 점포 중 상당수가 불경기로 폐점하거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지하상가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우종운 신세계공인중개사 사장은 "상권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앙극장 건물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상권이 2년 전보다 많이 침체된 상태"라며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몇 개 있으나 점포를 얻으려는 문의전화는 하루에 한 통도 없다"고 말했다.

10~20대가 몰리는 상권이지만 의류와 액세서리 매장의 매출은 시원찮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이 상권의 주 고객인 학생들의 지갑도 얇아졌기 때문이다.

머리 핀,모자 등 잡화를 팔고 있는 CNA매장 관계자는 손님이 줄어들어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구경만 하러 오는 학생이고,이 중 40%만 물건을 산다"며 "매출이 작년에 비해 30% 정도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다른 상권으로 옮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대로변에 위치한 남성 의류매장 트루젠의 이봉석 매니저는 "서울과 달리 성남엔 기업이 별로 없어 소비 수준이 높지 않다"며 "주말 매출도 작년에 비해 30%가량 줄었고,평일에 매장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져 중앙지하상가에 손님이 몰릴 법하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액세서리 잡화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점포가 700여개 있는데 대부분의 상품 아이템이 비슷해 가격을 낮추는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동인구를 믿지 말고 독특한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흥역 대로변 이면에 위치한 대규모 먹자골목과 유흥가도 이 일대 명소다.

규모로 보면 분당신도시 서현역을 능가한다.

한 시간 거리의 경기도 광주와 용인 등에서 온 취객들을 상대로 한 퇴폐업소들이 단속을 통해 사라지면서 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게 현지 상인들의 말이다.

일본식 퓨전 선술집인 '지짐이'의 관계자는 "한 달 매출이 올초보다 20~30%가량 떨어진 상태지만 다른 업소보다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객단가는 호프집보다 낮게 잡고,여기만의 독특한 메뉴를 만든 게 손님을 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먹자골목에선 시간이 갈수록 낮 장사에 주력하는 업소가 줄고 있다.

대신 오후 늦게 문을 열어 저녁에 식사와 술을 동시에 판매하는 집이 늘고 있는 것.객단가가 비싼 고깃집은 올초 거의 사라지고 그 자리를 퓨전 선술집이 메우고 있다.

10년 이상 장사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단골 손님 덕분에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터줏대감형 가게만 버티는 형국이다.

10년간 민속주점을 운영한 황용철 '청학동' 사장은 "한 달에 3000만~3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객단가(1인당 지출액)는 2만~2만5000원으로 다른 술집에 비해 10%가량 높은 편인 데도 단골 고객이 계속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이나 술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지만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 상권의 특색에 맞는 매장인지 잘 판단해서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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