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계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스캔들에서 벗어나기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스톡옵션 행사시점(받은 주식을 사는 시점)을 소급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백데이팅(backdating)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스톡옵션이 유능한 경영진을 끌어오기위해 여전히 유용하다는 주장도 많아 스톡옵션 파장을 가라앉히는 일은 지난해 보인다.

여전히 강한 유용론



IT(정보기술) 등 첨단기업이 많은 미국 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 첨단기술단지) 기업들은 스톡옵션이 유능한 경영자를 끌어오고 주가를 올리는 가장 적절한 보상제도로 보고 있다. 보상제도 컨설팅회사 컴펜시아의 팀 스파크 회장은 "최소한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 제도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에 있는 컴펜세이션 벤처그룹의 프레드 위틀시도 "스톡옵션의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적절히 행사되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쏟아지는 대응방안



유용론이 타당하지만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스캔들을 막기위해선 보완 대책이 절실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일정 근무 연한을 채우거나 목표 실적에 도달해야 팔 수 있는 조건부환매 주식을 스톡옵션용 주식으로 주기 시작했다.

또 스톡옵션을 매출 증대 등 경영 목표와 연계시키거나 해당 기업의 주가가 종합주가 또는 경쟁기업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을 때만 지급하는 기업들도 있다.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 인터내셔널과 브리스톨 메이어스는 기업들에서는 주가가 목표치에 도달한 이후 일정 기간 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걸고 있다.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모두 내다팔지 못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 웰스 파고와 월트 디즈니,프록터 앤드 갬블은 경영진이 옵션 행사로 받은 주식의 일부를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를 떠날 때까지 주식을 팔 수 없는 곳도 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스톡옵션이 경영진을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도록 몰아간다"며 "이 제도 때문에 하는 일도 없는 경영진이 엄청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비난,스톡옵션 관행 수술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백데이팅 규제



최근 스캔들의 주범인 백데이팅 문제는 스톡옵션 행사 소급적용일을 고를 때 주가가 극단적으로 낮은 날짜만 피한다면 감독당국이 눈치채기는 어려워 근절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처음부터 회사가 옵션 일부의 행사 시기를 나머지 옵션과 다르게 하는 등 다양한 구도로 가져간다면 백데이팅과 구별해내기도 어렵다.

기관투자가들의 대리 의결권을 자문해 주고 있는 기관투자가서비스(ISS)는 스톡옵션 부여 일자를 미리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백데이팅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경영진마다 생각이 다르고 기업마다 관행이 달라 이 같은 해결책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백데이팅 스캔들이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는 얘기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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