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와 멕시코의 우파 정권이 서로 외교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며 으르렁거리고 있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7월 실시된 멕시코 대선이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져 우파 국민행동당 펠리페 칼데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정할 수 없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주말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비동맹 운동 정상회담'에서도 그는 "멕시코 국민행동당이 선거를 도둑질했으며 이들의 선거운동으로 인해 양국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발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전도 나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국민행동당은 좌파 후보였던 오브라도르를 차베스에 비유하며 그를 '멕시코의 위험인물'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멕시코와 정상적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짓기도 했다.

차베스가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자 멕시코도 발끈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를 끊는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국의 대립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작년 11월에도 자국 대사를 각기 소환할 정도로 심각한 외교 마찰을 빚었다.

차베스가 당시 미주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적극 찬성한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을 '제국주의의 강아지'라고 공격한 것이 발단이 됐다.

멕시코 대선과 관련해선 이달 초 멕시코 연방선거재판소가 칼데론을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했다.

하지만 야권의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대안 정부'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이라면서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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